<사설>우려되는 해외여행 과소비 풍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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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의 사회양극화 현상을 반영한 것인가.

아니면 우리의 고질인 과소비 풍조가 되살아난 것인가.

신문 한 쪽에서는 도내 실업률이 2.1%에 달하고 있다는 소식이고 다른 한 쪽에서는 우리 도민들이 해외여행이 늘면서 골프채나 구찌 핸드백 등 고가 외제품 반입이 늘고 있다는 보도다.

어려운 도내 경제사정을 감안하면 지극히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다.

올 들어 5월말까지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해외여행자는 10만 817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만 7315명에 비해 24% 가량 늘었다.

도민들의 해외여행을 부정적인 눈으로 볼 일은 아니다.

개방시대에 안목을 높이고 세계적인 질서를 익히려면 되도록 많은 도민들이 외국을 다녀올 필요가 있다.

어찌 보면 해외여행은 도민 교육적 의미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해외여행을 하면서 고가 외제품을 마구 구입하는 등 씀씀이가 헤프다는 데 있다.

올들어 5월까지 제주세관에 적발된 고가 외제품은 모두 14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6건) 보다 51% 증가했다.

특히 골프채와 구찌 핸드백 등 사치품이 늘어나고 있고 지난해에는 없었던 고가 고급구두도 2켤레 적발되는 등 한동안 잠잠하던 해외 과소비가 되살아났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래도 되는 것인가. 지역경제는 여전히 어렵다.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을 복병들도 수없이 많다.

어디 그 뿐인가.

아직도 도내에는 6200명에 달하는 실업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제주시 탑동과 산지천에는 노숙자들이 거리를 헤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계층이 흥청망청 과소비 해외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유사회에서 자기 돈을 자기가 쓰는 데 무슨 문제냐고 항변할지 모른다.

그러나 자유를 누리려면 그만큼 절제된 윤리의식도 가져야 한다.

최근 해외여행 인구가 아무리 급증하고 있다고 해도 아직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더구나 지금은 허리띠를 졸라맬 때이고 언제 벗어날지 알 수 없는 불경기와 싸워야 하는 마당이다. 무절제한 해외여행은 강제로라도 행태를 바로 잡아야 나라의 기틀이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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