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제주 해녀박물관의 탄생과 기대
<시론>제주 해녀박물관의 탄생과 기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2006년 6월 9일, 드디어 제주해녀박물관이 개관되어 모든 도민들에게 선보였다. 이날 개관식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여 새롭게 탄생하는 해녀박물관의 앞날을 축하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북제주군에 속한 여러 마을 해녀들이 대거 참석한 사실이었다.

제주해녀박물관! 말만 들어도 가슴 벅차고 진한 감동의 느낌은 필자만이 가지는 지나친 감상일지도 모르겠다.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은 대개 제주도의 들판에는 조랑말이 뛰놀고, 바다에는 제주여성의 상징인 해녀들이 물질을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처럼 해녀는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는 또 하나의 제주 브랜드인 것이다.

제주해녀박물관의 전시실 구성을 살펴보자. 제1전시실은 해녀의 삶을 주제로 꾸미고 있다. 따라서 제주해녀의 탄생과 성장과정을 포함하여 해녀의 신앙(잠수굿)과 농사일, 세시풍속 등 제주해녀들의 기본적인 생활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유물들을 중심으로 전시하고 있다. 이 전시실에서는 초가형태의 해녀의 집을 중앙에 배치시키고 주변에는 어촌마을 모형코너를 시작으로 영등할망 신화, 세시풍속, 의식주 생활 그리고 반농반어 코너 등을 마련하여 제주해녀의 삶을 더욱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동선(動線)을 취하고 있다.

제2전시실의 주제는 제주해녀의 일터이다. 이 곳에서는 해녀들의 물질을 배경으로 형성된 공동체 문화에 바탕을 두면서 해녀항일운동, 생존권 및 권익 투쟁, 해녀관련 역사자료와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제2전시실에서는 제주해녀들의 경제활동과 과거의 사회상을 음미할 수 있는 전시구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제2전시실에는 해녀들의 휴식공간인 불턱(모형화)을 비롯하여 나잠어구, 뱃물질, 어업공동체, 출가해녀, 제주해녀 근현대 투쟁사 및 문학 속의 해녀 등이 코너전시의 소주제로 활용되고 있다.

제3전시실은 바다를 주제로 한 전시실이다. 이 전시실은 해녀들의 물질공간이자 제주 남성들의 어로공간인 바다를 배경으로 제주도의 어촌과 어업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전시공간이다. 따라서 이 전시실에는 제주의 전통 배인 테우를 비롯하여 해녀의 얼굴, 제주도와 한반도의 어업, 멸치잡이, 고대 어업활동, 포구와 등대, 구엄 ‘돌’ 염전 등과 같은 소주제의 전시코너를 입체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이상, 3개의 전시실과 함께 1층에는 어린이 해녀체험관을 별도로 마련하여 방문하는 어린이들에게 흥미 있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체험학습의 주제는 산호해녀 전설, 해안가에서, 배를 타고, 해산물 채취, 물고기야 놀자 등과 연결돼 있다. 제주의 어머니와 할머니들이 오랫동안 지켜온 생업과 전통문화에 친근감을 가지고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되고 있어 의미를 더하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야외 전시장에는 제주 연근해에서 조업하는 배를 전시하여 배의 기관구조와 항해장비 등을 관람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제주해녀박물관이 개관한 시점에서 돌이켜 보면, 해녀박물관의 탄생 그 자체가 너무 늦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늦은 감이 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안도의 생각을 동시에 갖게 한다. 이제 제주도는 감귤, 해녀, 돌과 관련된 지역박물관과 테마공원을 소중한 사회적 자산으로 소유하게 되었다. 이들 모두는 제주도를 상징하는 의미 있는 요소들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이들 박물관이든 테마공원이든 자주 찾아가서, 제주의 자연과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알리는데 적극 활용하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 여름에는 제주해녀박물관과 돌문화공원을 차례로 방문하여, 제주의 자연과 역사와 문화를 학습하면서 제주선인들의 숨소리에도 귀기울여 볼 것을 권유하고 싶다.<정광중 제주교대 교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