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우리가 있었던 그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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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짜작작 짝짝!! 동해물과 백두산이….

월드컵에서의 승리를 향한 함성이 온 누리에 울려 퍼지고 있다. 골을 넣는 순간은 몇 번을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고, 너무나 기뻐서 함성을 지르는 모습 속에 우리는 하나임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이 시대를 같이 했던 사람들, 특히 어린 청소년들은 이런 감격의 순간들이 항상 가슴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든 ‘대한민국’이란 단어와 애국가를 듣는 순간, 그리고 태극기를 보는 순간 감회의 기억들이 되살아나고 이런 기억들이 가슴을 설레게 하는 행복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정말 누구도 우리에게 주지 못했던 기쁨과 행복을 우리 선수들이 주고 있다. 남은 경기 또한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우리 모두의 마음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가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 있다.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온 누리에 모여든 우리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목청높이 외치고 박수를 보내는 것도 좋다. 그러나 우리가 있었던 자리는 과연 행복과 영광만이 남아 있는가? 수많은 관중이 모였다 사라진 그 자리의 뒷모습은 어떠한가?

우리가 있었던 그 자리엔 깔고 앉았던 신문지, 음료수 캔, 간식 봉지, 응원도구 등이 널려 있었다 한다. 그리고 그 자리를 원 상태로 돌려놓느라고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고 한다.

물론 일부 단체에서 쓰레기봉투를 나눠주고 자발적으로 치울 수 있도록 하기도 하고, 응원도구를 수거했다가 재활용한다는 소식도 있었다. 또 갖가지 좋지 못한 소식들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성 추행, 버스나 택시 위에서의 난동, 편의점에서 돈을 지불하지 않고 물건 가져가 버리기 등등….

잘못을 지적하니 ‘당신 대한민국 국민 맞아?’ 하고 반문 했다 하니 정말 대한민국 국민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 지 헷갈린다. 그나마 아직까지 우리 제주는 이렇듯 심각하진 않아 다행이긴 하지만 메스미디어가 발달된 상황이고 보니 들려오는 갖가지 후문에 부끄러워지기까지 한다.

진정한 승리는 무엇인가? 우리가 정말로 선진 국민이고 승리한 국민이라면 우리가 있었던 그 자리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이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앞으로 많은 생을 살아가야 할,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겐 자신이 선택한 일에 대해 열성과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지와 관련되리라 본다.

또 일을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무리를 잘 짓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체득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 교과서에 의한 지식보다 현장에서 몸에 익혀진 습관들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성인들이 먼저 모범을 보이고, 어린 청소년들이 따라할 수 있도록 하는 격려가 뒷받침 될 때 진정한 승리는 우리 것임을 인정하게 되리라 본다.

세계인들이 우리의 저력에 놀라고 있다. 축구경기에서 보여주는 선수들과 스텝들의 능력에서 뿐만 아니라 응원에서도 한 마음 한 뜻이 되는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놀라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뒷모습을 보고도 그런 평가가 나올지 두렵기까지 하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남에게 우리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체감하게 되는 우리 국민에 대한 자긍심이 우리 모두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이제까지 잘 하고 있는 것에 하나씩 우리의 저력을 더해갔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순수하게 응원했었던 2002년을 그리워하는 네티즌도 많아지고 있다. 그 때 길거리 응원전을 하게 된 초심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경기에도 이기고, 우리가 있었던 그 자리가 기쁨의 감격과 승리의 함성, 그리고 깨끗한 뒷마무리로 채워진다면 그 시간과 공간은 영원히 우리 국민의 영광 그 자체일 텐데….<강대옥 산업정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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