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의 새로운 여정, 세계기록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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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사건 발발 65주년을 맞은 제주4·3이 그야말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도민들이 한 뜻으로 염원해온 4·3 국가추념일 지정이 확정돼 마지막 절차만 남겨놓고 있으며 4·3의 아픔을 다룬 영화 지슬은 세계 최고의 독립영화제 ‘선댄스영화제 대상’을 거머쥐는 낭보를 울렸다.

여기에 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도경우회가 반세기 이상 계속돼온 질기고 질긴 반목과 대립에 마침표를 찍고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손을 잡았다.

말 그대로 4·3은 이제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을 떠나 상생과 화합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다. 무고한 양민 희생으로 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으로 얼룩졌던 역사적 사건은 65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 왜곡된 정치 이데올로기라는 굴레를 훌훌 털고 해원의 4·3을 향한 희망찬 여정 앞에 서 있다.

하지만 4·3이 아직 끝나지 않은 이유는 영국의 역사학자 카아(E.H.Carr)의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그의 철학에는 사회적 존재이기에 앞서 역사적 존재라 할 수 있는 인간이 만들어낸 과거의 역사를 현재에서 돌아보고 반성과 성찰을 통해 기회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재해석한다면 과거의 역사적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고 이를 통해 현재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내는 게 역사의 흐름이자 사회 발전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점에서 2013년 현재 일대 전환점을 맞은 4·3의 새로운 방향점 모색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역사적 측면에서, 글로벌 시대라는 측면에서 이제 4·3의 아픈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세계화 작업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목표 지향점은 다른 아닌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다. 1997년부터 2년마다 선정되고 있는 세계기록유산은 인류 공동의 문화·사회적 가치가 높을 때 등재된다.

현재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과 프랑스 인권선언, 뉴질랜드의 세계 최초 여성참정권 탄원서 등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이의 연장선 상에서 변방의 섬에서 일어난 제주4·3도 인권기록물 측면에서 등재 가치가 높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물론 쉽지 않은 도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서 무고한 양민이 이유도 모른 채 냉전시대의 희생양으로 사라진 역사적 아픔은 더 이상 되풀이해서는 안될 역사적 비극이자 후손들도 잊지 말아야 할 교훈이다.

분명 제주의 세계자연유산은 세계인들과 함께 누려야 할 국제적 자산이며, 4·3의 아픔 역시 세계인들과 함께 공유해야 하는 역사적 자산임에 틀림없다. 이로 볼 때 제주 4·3의 완결판은 이제부터 다시 시작하는 첫 걸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정부에서 채택한 ‘제주 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의 영문판 발간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특히 4·3보고서 영문판이 미국 백악관과 UN본부, 하버드대 등 외국의 주요기관에 배포될 예정이어서 제주4·3을 세계에 알리고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앞선다.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4·3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에 대한 도민들의 공감대 형성과 관심이다. 4·3을 국가추념일로 정한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질곡의 역사인 4·3의 완전한 해결에 더욱 다가설 수 있다.



(김태형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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