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론]<시론>새로운 시작, 제주특별자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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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드디어 우리는 그간 우려하고 기대해 왔던 제주특별자치도 체제를 시작하게 됩니다. 특별자치도 특별법 제정과정에서의 비정상적인 도민공청회 문제를 시작으로 도민 의견수렴과 절차에 관한 수차례 난항과 논란을 겪었지만 이제 미흡하나마 특별자치도의 물꼬를 터놓게 된 것입니다.

그간 우리 도민간의 갈등과 의견 분열은 보다 세련되고 도민중심적인 특별자치도를 만들기 위한 또 성장을 위한 진통이었음을 서로 이해하고 수용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앞으로 시간을 두고 보완하고 수정하고 논의해야 할 사안들이 한두 가지는 아니겠지만, 시대적 상황과 역사적 흐름이 우리에게 지워준 짐이라면 우리 자녀들과 후손들을 위해 시작된 이상, 좀더 관심을 가지고 함께 만들어가야 하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7월에 출범하는 제주특별자치도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두가지로 대별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우선, 변화와 자율에 대한 부러운 시각입니다. 특별자치도가 되면 도지사에게는 수많은 자율권이 주어지게 되면서 행정관리체계가 광역화되고 단일화되는 변화를 갖게 됨과 동시에 우리 주변의 지방행정과 생활행정 시스템도 많은 자율적 변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기초자치단체와 기초의원이 없어지는 만큼 도의회의 기능이 강화되고 도의원의 역할과 책임도 강조되게 됩니다. 소위 홍콩과 같은 독립행정체계와 의회를 갖고 모든 것을 우리 스스로 결정하게 됩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공무원과 도의원들의 자치역량을 높일 수 있는 행정관리 인프라 구축문제도 함께 해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 시각은 우려와 걱정의 시각입니다. 인구 56만의 제주가 자율적으로 자치도를 운영할 만큼 예산규모를 확보하고 있는지 또 자치역량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걱정과 시범자치도가 아닌 시험자치도가 되지는 않을 지, 쉽게 말해 앞으로 국가에서 도와주질 않고 너희끼리 잘 꾸려나가라고 모든 걸 떠넘겨 버렸을 때, 과연 제주특별자치도가 특별한 지위를 가진 자치도로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오는 7월 1일 출범하는 제주특별자치도의 도지사와 행정시장 및 공무원들은 남다른 각오와 책임을 갖고 다시 새출발을 해야 할 것입니다.

흔히 제주특별자치도 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변화와 자율’일 것입니다. 현대는 변화의 시대이며 참여정부가 강조하는 혁신의 시대임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많은 전통적인 가치관이 변화와 혁신에 밀려 그 뿌리채 흔들려 이를 무시한 새로운 가치관이 태어나 이 사회를 지배하려 한다면 인류의 오랜 역사 가운데 종교나 국가, 지역 등 문명사회에서의 도덕적 가치기준과 정통성은 설 자리를 잃어버리고 말 것입니다.

제주도 역시 그간 원로 지식인들이 가꾸어 온 제주만의 보이지 않는 흐름 즉 정체성과 도덕적 규범과 규칙 등 건전한 사회를 유지해 온 지침이 되는 것들이 존재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변화와 개혁 그리고 특별자치도라는 명분아래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는 것 또한 현실이라 생각합니다.

수년전 다까스키 노부야 서울재팬클럽 이사장이 새로운 개혁은 불역유행(不易流行)의 큰 원칙에서 이루어진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不易’이란 변하지 않는 것이고, ‘流行’이란 흘러가는 것 즉 변해가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이 말에는 어떤 시대에도 세상의 현상에는 일시적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어느덧 사라져 버리는 ‘流行’(변해가는 것)과 어느 시대나 각광과 관계없이 묵묵히 흘러가고 사회를 지탱해주는 ‘不易’(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제 우리들이 직면하는 변화의 파도가 심하면 심할수록 ‘流行’에 흘러가는 일 없이 ‘不易’에 무게중심을 두고 일을 추진하는 것만이 사회적인 안정과 정책의 일관성을 얻을 수 있다는 교훈을 얻게 됩니다. 변화하는 것 속에서 변화하지 않는 것을 함께 병행하고자 하는 노력이 바로 제주의 정체성과 제주의 역사를 이어가려는 제주특별자치도 의지의 표현이 될 것입니다.<박상수 제주관광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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