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산업 박람회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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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기. 농협중앙회 언론홍보국장
최근 농업·농촌의 역할이 크게 바뀌고 있다. 과거의 단순 식량 생산지에서 생산은 물론 제조, 휴양, 서비스 융·복합 단지로 획기적으로 바뀌고 있다.

‘미래의 농촌은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출발해 고민이 아이디어를 낳고, 아이디어가 제품과 서비스로 이어져 작지만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농업·농촌이 창조와 아이디어를 담아 부가가치를 높이고 새롭게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농업·농촌에 창조를 담는다’라는 비전으로 열린 제6차 산업 박람회에서 이 같은 변화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전국 74개 시·군의 대표 향토 농축산 가공식품 등이 전시되고, 투자유치 설명회, 향토문화 체험 등을 통해 농촌·농업을 기반으로 한 융·복합 6차 산업의 다양한 모습과 트렌드를 보여줬다.

6차 산업은 1차 산업인 농림수산업과 2차 산업인 제조·가공업, 그리고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을 융·복합으로 결합시킨 산업을 말한다. 농산물 생산만 하던 농가가 부가가치 제품을 가공 하고, 나아가 향토자원을 활용한 농장 체험 프로그램 등 서비스업으로 확대, 더 높은 부가가치를 올리는 것이다.

이번 박람회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우리 먹거리의 끝없는 진화이다. 148개 참여업체 중 113개 업체가 지역 농수산물을 이용한 가공식품 및 차, 음료, 주류 등 다양하고 저마다의 특색을 담은 식품을 출품하고 있으며, 나머지 35개 업체도 대부분 향토 웰빙제품을 선보여 직·간접적으로 식품과 연관된 제품 출시가 많았다.

한산모시로 유명한 충남 서천은 ‘입는 모시’에서 풍부한 식이섬유에 칼슘, 철, 마그네슘, 칼륨 등 무기질의 다량 함유돼 항당뇨, 항고지혈증에 효과가 있다는 한산모시잎차, 모시송편 등 ‘먹는 모시’로 변신시켜 지역의 이미지를 바꿔 놓고 있다.

경기 양평 유기오디사업단은 유기농 오디 생산농가를 묶고, 전통적으로 인간에게 많은 효익을 갖다 준 뽕나무에서 뽕잎차, 오디와인 등 다양한 응용가공 식품을 개발, 상품화해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미 유자의 주산지를 넘어 한라봉까지 생산하고 있는 전남 고흥의 열대농업연구회 농민 30여 명은 커피나무를 들여와 ‘고흥마운틴’이라는 원두커피를 생산해 이색적인 풍미로 많은 소비자를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제주농업인들라고 가만히 있겠는가. ‘구좌향당근명품화사업단’과 ‘우도땅콩명품화사업단’은 지역 생당근과 생땅콩의 효능을 극대화하고 부가가치를 높여 전국적 홍보에 힘쓰고 있다. 제주시 오등동 ‘㈜제주씨그린’과 어업회사법인 ‘제주아가’는 제주 우뭇가사리를 이용한 저칼로리 양갱인 ‘웰갱’을 선보여 현장을 방문한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관심을 보이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 밖에도 제주 바이오산업의 메카인 제주대학교 바이오융합센터에서 제주감귤의 묘미를 와인에 담고자 노력하고 있는 농업회사법인 ‘㈜1950’은 겨우 내 눈서리 맞은 감귤의 상큼 달콤함과 산도의 균형감으로 긴 여운을 남기는 와인으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여가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맛집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 분위기 있는 찻집에서 밥값보다 비싼 차를 마시면서 수다를 떠는 시대이다.

한 그릇에 6000 원 하는 고속도로 휴게소 국밥집이 연매출 10억원이 넘고, 우리나라의 고유의 비빔밥과 발효식품에 외국인이 환호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천혜의 식품자원과 스토리가 있는 제주농업·농촌은 큰 기회가 아닌가.

과거 산업화시대에 유치(幼稚)산업을 육성해 대기업으로 키웠듯이 지역 농식품산업과 농촌형 기업가를 적극 육성해 ‘농촌르네상스’를 일으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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