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경제정보는 정확성과 신속성이 생명이다. 정확하지 못한 정보는 정보로서의 가치가 없으며 오히려 경제상황을 잘못 판단하게 한다. 그런데 정보에 있어서 정확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신속성이다.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 정보는 가치면에서 훨씬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특히 오늘날과 같이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빠른 경제흐름 진단을 토대로 적시에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속보성 있는 정보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하겠다.

이번에 한국은행에서 이러한 정보의 속보성에 초점을 맞춘 보고서를 새로 내놨다.

지난달 28일 창간된 ‘한국은행 지역경제보고서’, 일명 ‘BOK Golden Book’은 지역경제 현장에 대한 모니터링 중심의 보고서로서 국내 경제동향 보고서 중 최근의 경기흐름을 가장 빠르게 전달하는 보고서이다.

사실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경기흐름을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해 지역경제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이를 종합한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미국의 ‘베이지북’(Beige Book), 일본의 ‘사쿠라 레포트’(Sakura Report) 등이 그것인데, 이 보고서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경제상황을 판단하는 데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공식 통계가 아닌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경제 보고서가 지금까지 없었다.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의 진전으로 지역경제가 국내·외시장에서 하나의 경쟁단위로 부상하게 된 지금, 정확하고 시의성 있는 경제정보는 지역경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에 한국은행은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과 같이 최근의 경기흐름에 대한 속보성 있는 정보를 지역사회에 제공하기 위해 ‘한국은행 지역경제보고서’를 새롭게 발간하게 됐다. 이 보고서는 국내 최초로 공식 통계가 아닌 모니터링 정보를 기반으로 작성됐기 때문에 속보성 부족이라는 기존 자료들의 한계를 상당부분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보고서에 각 지역의 생생한 현장 정보를 담기 위해 한국은행의 16개 지역본부 직원들은 700여 개 지역소재 기업, 협회 등을 직접 방문해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50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병행했다.

이번에 발간된 동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내경기는 소폭 상승했으며 지난해 4분기 이후의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충청권 및 강원권과 더불어 제주권의 경기가 완만하게 개선된 반면 동남권, 대경권 및 호남권은 회복세가 미약하거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권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점은 참으로 다행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물론 어려운 곳도 많겠지만 평균적으로 괜찮다는 얘기이다. 아무래도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계속 늘어나면서 숙박업, 운수업, 도·소매업 등 관광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이 호조를 보인 데 크게 힘입은 것 같다.

도민들의 소비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취업자수도 서비스업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축소, 일부 신흥시장국의 금융불안 가능성 등 국내·외 경제 여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지금과 같은 전망대로 세계경제와 한국경제가 나아간다면 앞으로 당분간 제주경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은행 지역경제보고서’ 창간에 대해 전국 각 지역에서 좋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 보고서가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수준 높은 자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계획이다.

앞으로 이 보고서가 도민들이 최근의 지역 경제상황을 보다 잘 이해하고 정책담당자들이 경제정책을 수립하는 데 많은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