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사동 골목에서 은밀히 거래되고 있는 이런 동자석의 상당수가 제주도에서 도굴된 물건이라는 얘기는 그동안 골동가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하여 선조들의 무덤을 지키던 동자석이 공공연하게 인터넷에서 판매될 수 있는지 기가 막히고 어이없는 일이다.
보도에 따르면 모 인터넷사이트에는 매물로 나온 동자석이 조선중기의 것은 350만원, 조선후기의 것은 250만원이라고 구체적으로 가격과 사진이 올라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용도로 ‘박물관 및 사업장, 가정의 정원에 수호신석으로 적당하다’고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보면 얼마나 많은 동자석들이 도굴 반출돼 도내 외에서 떠돌고 있는지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제주지방 동자석은 현무암 재질에 음양각으로 단순하게 표현한 것이 현대적이고 추상적인 아름다움으로 인해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왔다.
특히 그 서민적이고 토속적인 형태가 다른 지방 화강암 동자석과는 달라 그동안 지방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동자석이 대량으로 흘러나와 인터넷에 버젓이 판매되고 있으니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경찰과 검찰 그리고 도 당국에서 이를 묵인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심지어 조선시대 중기 헌마공신으로 널리 알려진 김만일의 묘소에 있던 동자석 4기는 경기도로 반출돼 있었던 것을 찾아 왔으나 다시 도둑맞았다고 한다.
도내에 전문적인 동자석 도굴조직이 암약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동자석 도굴은 단순한 절도범이 아니다.
우리 제주도민의 자존심을 훔쳐가고 있다.
검경은 이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기 바란다.
그리고 그 동자석 도굴조직을 도민 앞에 공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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