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론]<시론>제주와 세계유산(World Heri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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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제주와 관련한 유산을 효과적으로 보전·관리하고 세계에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 UNESCO)에 세계유산으로 등재해야 한다는 여론이 다방면에 걸쳐 나오고 있다.

제주도가 간직한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이 세계적으로도 독특한 가치가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일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가치를 지닌 제주도 유산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보전·관리하는 데는 미흡한 점이 많다.

더욱이 여러 종류의 유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면 종합적이면서도 유기적인 체계를 가지고 정리해내는 작업이 절실한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움이 많다.

이미 ‘제주도 자연유산지구’가 우리나라의 ‘세계유산 잠정 목록’으로 올라있다.

이것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려고 준비 중이다.

제주도 한라산 주변에 많은 측화산과 세계적인 규모의 용암동굴이 분포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하고 희귀한 생물 및 멸종위기종의 생물 서식지가 분포하고 있다.

이 것들은 지구의 화산 생성 과정 연구와 생태계 연구에 중요한 학술적 가치가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나아가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경관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분포하는 생물·지질 등은 세계적인 자연유산으로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최근 문화재청은 국립국어원과 함께 제주어를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등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더욱이 문화재청은 제주칠머리당굿(중요 무형문화재 제71호)을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등재하려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유네스코에 이미 통보하였다.

제주 굿과 관련된 구비신화는 이미 세계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굿과 관련된 구비신화와 서사무가는 70~80편 정도가 된다.

이렇게 구비서사시가 한 곳에서 집중적으로 전승되고 있는 것은 세계 다른 곳에서 비슷한 예를 찾을 수가 없다.

그만큼 제주도의 구비서사시와 굿은 세계문학사 차원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제주 해녀와 관련한 문화를 ‘제주 해녀 문화유산’이라 하여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주 해녀의 물질과 관련된 문화가 독특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해녀의 생활과 물질 문화, 그리고 그와 관련된 노래들은 모두 세계유산으로 손색이 없다.

그러나 여기서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여러 방면의 제주 문화유산을 모두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제주 당굿을 따로, 제주어를 따로, 제주 해녀문화유산을 따로, 세계유산으로 등재하자고 외칠 것이 아니다.

이것들은 하나로 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효과적이다.

제주 문화유산이 독특하게 유지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다른 지방 사람들이 알아듣기 어려운 제주어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제주어와 관련된 문화유산을 모두 하나로 꿰면 훨씬 효과적인 구전 문화유산이 될 것이다.

제주도에 남아있는 각종 유산이 세계 최고의 유산으로 손색이 없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종합적이면서 체계적인 관리와 보전 노력이 뒤따라야 하는 것은 물론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노력도 종합적이면서 체계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창명 전남대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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