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학이 개최한 입학정보 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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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가 개최한 ‘제1회 대학입학정보 박람회’가 도내 수험생과 진학지도교사 등 870여 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고 한다.

이런 행사가 성황을 이루게 된 것은 지금 대학이나 수험생이 처한 현실이 상당히 다급하기 때문이다.

대학으로선 도내 고교 졸업생수가 대폭 줄어들면서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사태에 직면해 있다.

한 학생이라도 더 ‘모셔 와야’ 대학이 생존할 수 있다.

또 수험생으로선 대학을 나와 입사원서를 수 백 장씩 써도 받아주지 않는 사회인데 진로를 잘 선택하지 않으면 인생이 그대로 끝나고 만다는 조바심에 싸여 있다.

전공과 학과를 제대로 골라가야 최소한 ‘백수’를 모면할 수 있다.

이번 행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즐겁지만 않은 것은 그런 이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행사는 수험생들에게 졸업 후의 진로, 각종 자격증 취득요령 등을 소개함으로써 좋은 효과를 얻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왜냐하면 고교 졸업생들에게 있어 대학은 더 이상 목표가 아니고 수단이 돼야하기 때문이다.

대학에 간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대학을 나와 어떤 일을 어떻게 하며 살아갈 것인가 하는 문제를 가르쳐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대학졸업자들의 실업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이태백’의 시대는 옛날이고 이제는 ‘20대 90%가 백수’라는 ‘이구백’이라고 한다. 이러한 위기의 본질은 대학 경쟁력이 낙후된 데 있다.

대학들이 저마다 이런저런 학과를 모두 개설하는 ‘백화점식 경영’으로 수요를 무시하고 공급자 위주의 교육을 펴왔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대학 개혁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지만 가장 바람직한 형태가 ‘내부 혁신’이다.

대학 스스로 ‘생산성 있는 대학’으로 탈바꿈하지 않으면 밖에서 아무리 거창한 대학 개혁구호를 외쳐대도 공허하게 들릴 수 밖에 없다.

지금 대학은 새 시대 새 환경에 맞춰 발 빠르게 변화해야할 시기다.

입학정보 박람회도 좋지만 취업정보 박람회도 열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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