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 도청' 건물부터 짓겠다는 道政
<사설>'새 도청' 건물부터 짓겠다는 道政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자마자 ‘새 청사’ 건설계획을 수립했다.

특별자치도의 위상에 맞게 혁신적이고 기념비적인 새 청사를 건설한다는 것인데 현재의 도청은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건설관계자들의 설명대로라면 새 청사를 건설할 경우 부지매입비를 포함해 1,0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제주도가 이런 새 청사 건설계획을 오는 18일 개회되는 도의회 임시회에 보고해 내년 용역 예산을 반영할 것이라 하니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다.

우리 처지가 지금 도청을 놔두고 새 청사를 건설해도 될 만큼 배부른 형편인가. 더욱이 새 청사 건설계획이 의회에 보고하는 특별자치도의 첫 사업계획이라 하니 참으로 유감스럽지 않을 수 없다.

김태환 특별자치도지사는 청사 건물을 그럴듯하게 지어야 업적을 남기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다.

또 공직자들은 아직도 관존민비(官尊民卑) 의식에 젖어 건물이 웅장해야 권위가 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이 새 청사 건설계획을 보면 도민이 힘겹게 낸 세금을 한 푼이라도 아껴야겠다는 생각은 배어있지 않은 듯 하다. 재정건전화가 제주도 최대의 현안임은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다.

공직자들의 사고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실직자가 줄을 잇고 생활보호대상자가 즐비한 현실에서 1,000억대가 넘을 새 청사를 건설하면 공직자들의 마음이 편안할지 궁금하다.

세계 선진국에 가보면 시청건물이 너무 허름해 위압적인 관공서 건물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는 문화충격으로 다가올 정도다.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건물을 호화롭게 꾸미는데 쓸 예산이 있다면 도민복지를 위한 용도로 돌려야 마땅할 것이다.

청사를 크게 지어 놓으면 관리비만 더 늘어나고 두고두고 예산을 축낼 수밖에 없다. 한달 최저 생계비 41만 8000원을 못 벌어 시청에 가서 기초생활 보장비를 지원받는 사람이 도내에 2만 8100명이다.

신용불량자는 3만 명을 넘는다.

그래, 이런 제주에 예산을 모래 뿌리듯 뿌리며 새 청사를 짓겠다고 하니 이 세상 누가 믿겠는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