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濫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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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과학문명이 발달한 지금이지만 옛 사람들의 기관지학이라든지 건축학 등을 보면 설명이 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

우리는 흔히 이를 가르켜 ‘불가사의’라고 표현한다.

어떤 특정한 형태가 있는 것 만이 아니라 옛 사람들의 가르침은 아무리 환경이 바뀌고 기술문명이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지금에 와서 보면 우리 생활에 딱 들어맞는 것들이 많아 그 옛날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우리의 옛 속담에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어떤 일이든 마음만 먹고 시작을 하면 그 반이 이뤄진 것을 뜻하는 것으로 마음가짐이 중요함을 일컫는다.

비슷한 한자어로 남상(濫觴)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아주 큰 배를 띄울 수 있을 정도의 큰 강물도 처음 시작은 아주 작은 잔 하나 띄울 수없는 작은 물줄기에서 시작했다는 뜻이다. 즉 모든 사물의 시초나 근원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됨을 일컫는 말이다.

남상이라는 한자어는 공자가어 제3권에 나온다. 공자에게는 자로라는 제자가 있었다. 자로는 공자가 가장 사랑을 했던 제자로 칭찬도 많이 들었지만 반대로 꾸지람도 많이 들었다고 한다. 하루는 자로가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공자앞에 나타났다. 자로는 자기의 화려한 옷을 스승과 다른 제자들에게 자랑하고 싶어했다. 이 모습을 본 공자가 지금 우리 앞을 흐르는 양쯔강은 무척 깊고 커서 아무리 큰 배라도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대강이 됐지만 양쯔강의 시작인 만산 골짜기의 물은 겨우 술잔 하나를 띄울 수 있는 하찮은 개울물로 시작됐으나 흐르면서 강 줄기가 모이고 합해져서 물도 많아지고 물살도 세어져 큰 배를 타지 않고는 건널 수 없는 대강이 된 것을 아느냐고 물었다.

이에 자로가 너무 부끄러워 곧바로 집으로 뛰어가 허름한 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왔다고 한다. 즉 모든 일은 하찮은 것에서부터 시작돼 큰 일로 이어진다는 교훈을 주는 얘기다.

지난 1일로 제주도는 제주특별자치도로 새롭게 태어났다. 그렇지만 지금은 아무리 초기 단계라지만 모든 것이 어수선하다. 사무실 정비가 그렇고 사무분장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곳곳에서 삐걱거리고 있다는 지적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여름철 가장 중요한 재난관리업무 역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것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시작이 반이라는 데 그 시작이 어둡기만 한 것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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