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올인하겠으며, 법인세 인하와 역외금융센터 도입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1일 취임사에서 밝힌 “기업하기 좋은 제주, 잘 사는 선진 제주를 실현을 위해 진력을 다할 것”이라는 다짐과 같은 맥락으로 보여진다.
도민의 입장에선 매번 다시 들어도 지나침이 없는 옳은 말이다.
하지만 요즘의 분위기로 볼 때 특별자치도 출범을 부푼 기대만으로 바라볼 수만은 없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
지난 7월 1일 새롭게 태어난 제주특별자치도는 마데이라의 ‘자치’와 홍콩의 ‘기업자유’, 싱가포르의 ‘개방’을 키워드로 하고 있다.
마데이라섬은 포르투칼 본토에서 1000㎞나 떨어져 있지만 헌법에 마데이라의 자치권을 못박아 자연과 조화된 개발을 마음껏 할 수 있게 했다.
아름다운 자연과 맛 좋은 와인, 쾌적한 리조트와 골프, 해양스포츠로 인기를 누리며 ‘영원한 봄의 섬’으로 불리는 휴양형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1976년 특별자치지역 지정후 자치권을 최대한 활용, 지금은 수도 리스본에 이어 포르투칼 두 번째 고소득을 자랑한다.
인구 700만의 섬, 홍콩은 영국 통치 때부터 기업과 주민에 대한 정부간섭을 배제하는 ‘작은 정부’를 목표로 삼았다.
지금도 외국기업이 지사를 만들겠다면 투자청 관리가 대신 나서 건물주와 협상, 임대료를 깍아주고 개업식에 나와 축하해주는 정성을 쏟는다.
이같은 노력으로 홍콩은 경제자유네트워크(EFN)가 뽑는 세계 경제자유지수에서 1980년부터 줄곧 1위의 자리를 뺏기지 않고 있다.
한 때 ‘아시아의 4룡’이었다가 우리를 한참 앞서가고 있는 싱가포르는 ‘개방’이라는 키워드로 세계 명문대 및 의료기관 유치 등에 성공을 거둬 다른 개방국가들을 압도하고 있다.
요즘에는 금융·증권 등의 상품 개발과 법인세 인하를 추진함으로써 투자환경의 세계 1위인 홍콩을 넘보고 있다는 보도다.
그런데 제주의 여건을 보면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특별자치도의 완성을 위한 핵심은 무엇보다 항공자유화와 도전역 면세화, 법인세율 완화 등을 꼽는다.
항공자유화는 3개국에 불과한 제주공항의 취항률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국제자유도시로 가는 필수상품이며 도전역 면세지역화는 요즘 TV광고에 심심찮게 나오는 쇼핑천국 홍콩처럼 제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특히 외자유치에 필수적 요인인 법인세율 인하는 더욱 중요하다.
제주의 법인세율 25%는 싱가포르 20%, 홍콩 17.5%, 상해푸동 15%, 아일랜드 12.5%에 비해 한참 높다.
이런 데도 정부는 국내 항공시장 수요 잠식, 통관관리 어려움, 세수 감수 등의 이유를 들어 허용치 않고 있으니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이러다가 제주가 표방하는 ‘홍가포르’는 그저 한여름밤의 허무한 꿈으로 끝나 버릴지 모른다.
특별자치도의 출범을 보는 도민들의 마음이 편치 않은 것도 이런 탓이다.
관건은 누가 정부를 상대로 이 문제를 설득하고 따져서 ‘제주만의 특례’를 이끌어내느냐는데 있다.
특별자치도의 선장은 주민의견 수렴이나 현장 확인 등은 하부 행정조직에 맡기고 과제 해결에 나설 때다.
취임 후 직접 외국기업을 찾아 투자유치 상담을 하며 퇴임 때는 가시적 성과를 이룬 손학규 전 경기지사처럼 실천적 리더쉽을 보여줄 시점이라는 충언이다.
국제자유도시와 제주특별자치도의 궁극적 목적은 제주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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