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황색 돌풍’을 일으켰던 ‘탱크’ 최경주(33)의 기세가 올해도 심상치 않다.

최경주는 10일(한국시각) 미국 하와이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골프장(파 73.7263야드)에서 막을 올린 PGA 투어 2003 시즌 개막전 메르세데스챔피언십(총상금 500만달러) 첫날부터 선두권에 포진했다.

최경주는 이날 버디 7개, 보기 1개로 6언더파 67타를 쳐 선두 짐 퓨릭(미국.64타)에게 불과 3타 뒤진 공동 7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이 대회가 지난해 투어 대회 우승자만 초청해 치르는 특급 대회라는 점에서 최경주의 선전은 ‘이제 목표는 메이저대회 우승’이라는 최경주의 자신감이 허풍이 아님을 입증한 셈.

올 겨울 아이언샷의 정확도와 쇼트게임 실력 향상에 주안점을 뒀던 집중적 훈련 덕인지 최경주는 뛰어난 그린 적중률로 많은 버디 기회를 만들어냈다.
18홀 가운데 그린을 벗어난 것은 불과 단 3개홀에 그쳤고 2개홀은 무난히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또 평균 286야드의 장타를 뿜어내면서도 드라이브샷은 15개홀 가운데 12개홀에서 페어웨이에 떨어져 페어웨이 안착률 역시 크게 향상된 모습이었다.

2번홀(파 3)에서 첫 버디를 낚은 최경주는 3번홀(파 4) 버디에 이어 6번홀(파 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9번홀(파 5)에서 보기를 범하며 주춤하는 듯했으나 곧바로 10번홀(파 4) 버디로 다시 상승세를 탄 최경주는 14번(파 4), 15번홀(파 5) 연속 버디로 단숨에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최경주는 마지막 18번홀(파 5)에서도 버디를 뽑아내며 2라운드를 기약했다.

2000년 이 대회 정상에 올랐던 ‘8자 스윙’ 퓨릭은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쓸어담으며 9언더파 64타를 때려 단독 선두에 나섰다.

64타는 1999년 데이비드 듀발(미국)이 작성한 코스레코드에 불과 1타 차.

투어 데뷔 4년 만에 지난해 리노-타호오픈에서 우승했던 크리스 라일리(미국)와 에어캐나다챔피언십에서 13년 만에 투어 정상에 올랐던 진 사우어스(미국)가 나란히 8언더파 65타로 공동 2위로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