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집 태풍에도 견디는 것은 울담.축담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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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일 제주대교수
     
   
김태일 제주대 건축학부 교수는 “제주의 초가가 더욱 제주적으로 표현되는 배경에는 돌담이 있기 때문”이라며 “제주의 어느 지역에서나 구할 수 있는 재료인 돌을 가지고 돌담을 쌓은 것은 경계의 의미에 더해 바람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돌담은 바람의 속도를 완만하게 해주며 현무암이 가지는 투박하고 검은 색깔이 주는 중후함이 건축의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게 해준다”며 “이는 제주 특유의 향토성을 반영하는 시각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울담의 높이가 초가 지붕 처마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은 오랜 습관과 경험을 통해 쌓인 제주 선인들의 노하우의 결과”라며 “이는 자연에 순응하고 대항하는 수단으로 울담의 형태와 높이 등이 만들어진 것으로 제주만의 독특한 건축양식을 드러내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김 교수는 “보기에 약해 보이는 초가가 강한 태풍에도 무너지지 않는 것은 돌을 활용해 만든 울담과 측담 등 제주돌담의 효과”라며 “가장 흔한 재료로 가장 지혜롭게 활용한 것은 제주 건축의 장점”이라고 피력했다.

   
특히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더해 제주인의 억척스러운 지혜, 지연을 크게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자연을 극복하는 것이 엿보이는 것이 제주 건축에서의 돌담의 활용”이라며 “가파도 등 부속섬과 제주 본섬, 중산간과 해안가의 돌 쌓는 방법과 재료가 다른 것도 같은 기능의 다른 형태로 나타나는 지역성을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제주 밭담의 경관적 가치가 흑룡만리로 표현되는 스케일이라면 제주의 집담은 제주의 정서와 풍경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공동체적 가치”라며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개인의 힘은 미약하지만 제주의 돌담에는 개인의 작은 힘 하나하나가 모여 자연에 대응하며 살고자 하는 의지가 스며든 공동체 의식이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현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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