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바라며
제주관광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바라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박성준.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지난달 외국인 관광객이 200만명을 돌파, 이달 말 전체 관광객 1000만명 돌파 예상. 그야말로 관광제주의 열기가 뜨겁다. 관광객 증가의 체감효과에 대한 비판적 얘기도 있지만 제주경기가 다른 지방에 비해 양호한 것으로 보아 제주경제의 주력산업으로서 관광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그간 민·관이 한마음으로 힘써온 결실이라고 생각된다. 스스로 칭찬하고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이다.

제주경제의 미래에 있어서 관광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전체 산업의 4분의 1 정도가 관광과 관련돼 있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국내·외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

또 국제자유도시를 만들기 위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체제도 갖춰져 있으며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도내 지원체제나 학계·유관기관의 연구 실적도 다른 지역보다 이미 월등한 수준에 이른다.

이러한 것 모두가 밑바탕이 돼 오늘의 결실이 이뤄지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도 제주관광을 둘러싼 여건이 나쁠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국내·외적으로 관광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OECD(국제협력개발기구)국가 중 근로시간이 많은 우리나라도 앞으로는 삶의 질이 강조되면서 여가시간이 늘고, 특히 내년부터 시행되는 대체휴일제로 여행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경제성장과 고소득층 증가로 종전 비싼 관광비용으로 인해 제약을 받았던 내도 관광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인구고령화 추세도 제주관광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화 향유 욕구와 소득수준이 높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앞으로 주요 제주관광 주요 수요층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그간 관광객 증가에 큰 역할을 해 온 저비용항공사의 취항 확대, 그리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의 중산층 증가도 제주관광에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처럼 늘어나는 관광 수요가 제주에 집중된다는 보장은 없다. 지금도 국내 모든 지자체들이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특히 해외 관광도시들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 제주는 국내·외 도시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내·외 저비용항공사의 해외 취항 확대는 여행비용 절감을 통해 제주가 아닌 해외여행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자칫하면 늘어난 국내·외 관광수요를 해외로 뺐길 위험이 있다. 과거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소득증가 및 고령화 이후 국내관광보다는 해외관광이 더 늘어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 제주는 외형적인 면에서 하와이, 발리 등 세계 유수의 섬관광지를 넘어서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앞으로 지속가능한 성장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풀어 나가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신공항, 쇼핑시설 등 관광인프라를 확충해야 하고 관광서비스 수준도 높여야 한다. 고령층 수요에 부합하는 친환경스파 등 고급 ‘웰니스 관광상품’을 늘리고 관광 목적의 다양화 추세에 부응해 비즈니스, 의료, 문화 등이 융합된 관광산업도 육성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 가운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과 자본이라 할 수 있다. 제주관광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제주인, 비제주인 구분 없이 사람을 영입하고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와 같은 고급휴양단지가 필요하다면 자본의 국적을 구분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제주가 추구하는, 사람과 상품과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운 국제자유도시에 걸맞은 패러다임의 정착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통해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제주를 찾은 모든 사람들이 함께 행복한 제주국제자유도시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