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고즈넉한 산사로 ‘마음 피서’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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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더워라!” 가마솥 열기에 몸은 맥을 못 추고 피곤까지 겹쳐 일상의 무게가 천근만근이다. 일에 집중하기도 자연 쉽지 않은 터, 이래저래 짜증 일로다. 내 숨소리 들어본 지가 언제인가. 발소리 들어본 지는 또 언제던가. 떠다니는 온갖 잡소리에, 심신의 고요가 그립다.

이럴 때 짬을 내서 산사(山寺)로 발길을 옮겨보자. 그곳에 고요한 맑은 거울이 있다. 정갈하게 빗질된 산사의 앞마당을 걷노라면 아등바등 살아오며 잔뜩 묻은 속세의 때가 문득 비친다. 잠시 후 고즈넉한 절집에 깨끗한 물과 공기, 바람 따라 춤추고 노래하는 풍경, 신성한 불경소리, 푸른 나무들이 방출하는 시원함이 한데 어우러져 그 얼룩을 말끔히 씻어내 준다.

새벽 정적을 깨는 목탁소리로 시작되는 법고와 범종, 운판, 목어의 울림이 대자연과 어울려 선사하는 오케스트라는 얼마나 고요한가. 스님들이 합창하는 예불은 또한 얼마나 장엄한가. 예부터 고요하지 않고는 반성할 수 없다 하지 않았던가. 두 눈 지그시 감으면 ‘나는 누구인가’ 하며, 숨 가쁘게 달려온 자신의 궤적에 대한 중간 점검이 내면에서 저절로 이루어진다.

절집에 갔으니, 불가의 예법을 체험하면 좋을 터. 쌀 한 톨, 물 한 방울 아껴 발우공양하고, 스님과 함께 차 마신 뒤 원시림을 도보하고, 냇가에 발 담가도 보고, 바위에 걸터앉아 가부좌도 틀어 보자. 허락된다면 법고도 두드려보고 참선도 하고 발원문을 써 연등에 불 밝힌 뒤 인연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도 올려 보자. 어찌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지 않을까.

홀로 있고 싶을 땐 ‘나만의 방식’으로 물 같이 바람 같이 숲을 거닐며 속세의 집착을 훌훌 털어보고, 모든 시름 부려 놓고 쉬면서 독서, 사경, 기도, 좌선의 삼매경에 빠져 봐도 좋다.

시간적인 여유가 넉넉하다면 사찰생활을 고루 체험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에 참여해도 좋겠다. 휴가철과 방학을 맞아 전국 사찰들이 템플스테이를 마련 중인 가운데 도내에서는 약천사(738-5000)와 광명사(738-5452)가 수행과 참살이 테마 등을 접목한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하고 있다. 1080배 정진, 요가, 산행, 오름 트래킹, 하이킹까지 만끽 할 수 있다. 상세한 정보는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홈페이지(www.templestay.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쨌든 녹음방초의 이 8월에, 산사에 한번 꼭 가 볼 일이다. 참나(眞我)를 구하는 심마니가 돼 볼 일이다. 혼자라도 좋고 가족 단위라도 좋다. 당일치기면 어떻고, 이미 피서를 다녀왔으면 또 어떠랴. 마음에 고요 한마지기를 가꾼다는데…. “심(心)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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