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 나무가 사람에게 주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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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이자 물리학자, 철학자, 종교사상가인 파스칼은 “사람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말했다.

사람은 대자연 가운데 ‘한 개의 갈대’처럼 갸날픈 존재에 지나지 않으나 생각할 수 있기에 위대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이 발달하면서 사람을 제외한 생물들의 위대한 점도 점점 밝혀지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아카시아 나무들이 많이 있다. 기린들은 아카시아 잎을 먹으며 삶을 지탱한다.

그러나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아카시아 나무지만 기린에 대해 무작정 당하고 있지만은 않다.

기린이 잎을 따 먹을 때 해당 아카시아나무는 주변 아카시아나무들에게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주변 아카시아나무들은 독성이 있는 물질을 잎으로 보내 기린이 잎을 따먹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물러 설 기린이 아니다. 기린은 기린 나름대로 습득한 지식이 있기에 좀 더 멀리 있는 나무로 가 잎을 따 먹는다. 여기서 우리가 눈 여겨 볼 일은 아카시아 나무들끼리 소통한다는 점이다.

독일의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최근 연구결과도 이와 같다.

연구 결과 식물이 주변의 자극을 받으면 특정 화학물질을 분비해 이를 주변에 알린다는 것이다.

이 연구소의 한 박사는 식물은 자신이 다쳤다는 것과 누가 자기 자신을 다치게 했는지도 주변에 알린다고 밝혔다.

식물들도 사람처럼 말을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식물들의 말을 이해 할 수 있다면 재미있는 세상이 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나무는 카나리아제도 테네리섬에 있는 수령 8000년으로 추정되는 용혈수다.

이 나무는 우리에게 많은 얘기를 해줄 수 있을 것이다. 8000년동안의 기후라든가, 노아의 방주때 이 세상 모습, 사람들은 진화하고 자연은 점차 파괴되고 있는 것들을 말이다.

하긴 8000년된 나무만 우리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도 말한다.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화장실이 먼곳에 있으면 길가 나무 밑둥에다 오줌을 싸는 사람도 있다.

그 때 오줌벼락을 맞은 나무는 이렇게 얘기할게다.

“저 친구 술을 마시다 꼭 이 자리에서 실례를 한다 말이야. 그런데 오줌의 화학성분을 분석해보니 30분 이후면 곤드레만드레 되겠어.”

주변에 있던 나무도 한 마디 거든다. “어디 저 친구뿐이겠어 낄 낄 낄.”

도로변에 있는 나무들은 매연을 쏟아내는 차량들을 보며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요즘 매연 단속을 하지않나봐”라며 행정기관의 무관심을 탓한다.

어디 그 뿐인가. 나무들이 있는 곳에서는 범죄가 일어날 수 없다.

범인을 속속이 알아챌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생물 뿐만아니라 무생물도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가 무너지기 전에 전문가들이 주의 깊게 무생물들이 전하는 신호를 받아들였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벽에 금이 가거나 건물의 각도가 기울거나 하는 것은 모두 무생물들이 보내는 신호인 것이다.

요즘 세계 곳곳에서 환경개발과 보전에 대해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생명은 존엄하다’대신 ‘인간은 존엄하다’라는 말이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한 개발은 불가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번 쯤은 같은 생물로서 그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봄직하다.

나무를 벨 때 마다 그들이 ‘악’하고 비명을 내지르는 소리가 들린다면 지금처럼 마구잡이로 나무를 베는 일은 없을 것이다. 모든 생물은 고통을 느끼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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