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반복되는 고언(苦言)으로, 똑같은 지적을 해야 하는 그들의 마음도 편치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보다 큰 문제는 작년산 감귤 생산 및 처리대책 역시 전년에 비해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미 제주도와 농협 등 감귤당국이 경매사들의 충고를 전폭 수용해 개선해 나갔다면 지금 쯤 적정가격이 보장되는 감귤 생산 및 유통체제에 진입했을지도 모른다. 역시 경매사들의 지적은 품질개선과 비상품의 상품 둔갑 및 적정출하와 소규모 포장 출하였다.
그러나 이 가운데 아직도 어느 것 하나 만족할 만큼 개선된 게 없다. 여전히 대량생산에 안주하다 보니 맛 등 품질개선의 기회를 놓치고 있고, 적정생산 초과로 홍수출하를 피할 수 없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포장방법 역시 15㎏들이 상자에 의존해 소규모 단위 포장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달라진 구매 성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맛 개선이다.
다소 생산량이 웃돌고 출하량이 넘치더라도 맛만 뛰어나면 소비는 어느 정도 늘기 마련이다. 맛도 떨어지고 불량품이 섞인 검귤을 좋은 가격을 주고 사 먹을 소비자가 많을 리 없다.
더구나 작년 감귤은 생산량 예측까지 빗나갔다. 예상량보다 10%가 초과한 65만t 생산이 전망되고 있다. 설을 앞둬 홍수출하될 경우 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겨울과일이 감귤과 사과, 배 정도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었던 시절과는 달리 지금은 딸기 등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된 여름 과일이 넘치고 있고, 각종 수입 과일로 감귤의 시장 점유율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례행사적인 공판장 현지 방문을 통한 의견 청취가 중요한 게 아니다. 문제점을 서둘러 개선해 나가는 노력과 가시적인 성과가 더 중요하다. 도, 농협 등 감귤당국은 보다 과감한 감귤 감산 및 품질향상 정책과 홍수출하 방지로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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