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전하되 마음으로 가르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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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식. 세화고등학교장 / 수필가
구전심수(口傳心授)라는 한자성어가 있다. 이것은 ‘입으로 전하여 주고 마음으로 가르친다’는 뜻이다. 이 말의 핵심은 말로 가르치지만 그 속에 마음이 들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이라는 것은 자녀를 위한 기도문 같은 사랑과 정성이 녹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교사라고 예외가 아니다. 교사들이 학생들을 가르칠 때에도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랑과 정성, 희생까지 있어야 할 것이다. 또 훌륭한 교사의 마침표는 도덕적 품격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쩜 오늘날의 교사는 전문성보다 도덕성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교사란 개인적인 사생활은 물론 학생교육과 관련하여 양심에 어긋나지 않는 행동을 해야 하고, 나아가 학생에게 던지는 말 한마디도 조심해서 교육적으로 해야 한다. 왜냐하면 교사는 학생들이 닮고자 애쓰는 대상임과 동시에 잠재적 교육과정이기 때문이다.

희대의 탈주범이었던 OOO의 고백을 보면, “지금 나를 잡으려고 군대까지 동원하고 엄청난 돈을 쓰는데 나 같은 놈이 태어나지 않는 방법이 있다. 학교에서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너, 착한 놈이다’라고 머리 한 번 쓸어주었으면 내가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5학년 때 선생님이 ‘이 X놈의 새끼야. 돈(회비) 안 가져왔는데 뭐 하러 학교 와. 빨리 꺼져”라고 소리쳤는데, 그 때부터 마음속에 악마가 생겼다고 한다. 이처럼 무심코 내뱉은 교사의 말 한 마디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줄 수도 있다. 따라서 교사는 선입견 없이 내 학생들을 사랑으로 감싸 안을 수 있어야 한다. 가정환경이 어려운 제자일수록 교사의 따뜻한 말 한 마디가 더 필요하고,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교사는 학생들의 작은 행동까지 챙기면서 칭찬을 해주어야 한다. 정호승 시인이 중학교 백일장대회에 출전했을 때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정말 훌륭한 시를 썼구나. 조금만 더 습작하면 미당 서정주 선생을 능가할 최고의 시를 쓸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칭찬의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 한 마디가 오늘 자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교사는 학생들의 내면에 숨어 있는 꿈과 끼를 찾아내어 꽃 피울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교사는 교과지도를 하든 생활지도를 하든 반드시 학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교사의 역할이 학생들에게 지식을 집어넣어 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데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교사는 자신들도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들에게 사랑과 정성을 주고, 칭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한 교사가 되는 지름길은 우선 교직에 대한 긍정적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고, 그 다음 가정이나 학교에서 의도적으로라도 행복한 삶의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것은 하루 아침에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성실하고 희생적인 교직생활에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키울 때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주변 사람들로부터 교사로서 인정받을 수 있어야 교직생활이 행복할 수 있다.

교사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다. 그래서 전문직이라 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눈빛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소질, 처한 환경까지 꼼꼼히 챙기면서 개인별 맞춤교육을 해야 한다. 그래야 먼 훗날 제자들의 가슴에 이름 두 글자가 남는 교사가 될 수 있다. 지금 우리 학교현장에 필요한 진정한 교육자들은 말로 전하되 마음으로 가르치는 교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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