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론] 국제회의 에이전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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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국제컨벤션센터는 제주도에 국제회의를 유인할 수 있는 좋은 인프라(Infrastructure)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국제회의가 제주도에 유치되지는 않는다.

국제회의를 개최할 때,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우선 제주도에서 국제회의를 유치하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 회의개최자가 제주도에서 회의를 개최하고 싶어야 한다. 일단 이것이 되고나면, 회의개최를 위한 서신을 예상참가자들에게 보내서 참가의지를 묻고 필요하다면 논문, 발제 등을 요구하여야 한다.

이렇게 모아진 논문은 심사, 검토 등을 통하여 회의에 상정할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통상 회의의 조직위원회 또는 논문심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심사를 의뢰하는 절차를 거친다. 또 심사의견은 제출자에게 전달되어 논문의 수정보완을 요구하게 된다.

회의의 예상 참가인원이 어느 정도인지를 추산하여 적절한 규모의 회의장을 예약하고 참가자의 편의를 위하여 항공편, 숙소의 예약을 도와준다.

경우에 따라서는 회의참가자에 대한 우대 요율을 협의하기도 한다. 회의참가자가 관광을 원하거나 가족과 함께 오는 경우를 상정하여 배우자 프로그램과 가족 프로그램도 구비하여야 한다.

논문집을 발간하고 참가기념품을 선정하고 회의 개최시 현장에서 참가자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주고 하는 일련의 일들이 있다. 또한 회의가 끝나고 감사장을 보낸다거나 정부의 지원금을 신청한다거나 하는 일들이 많다.

이것을 회의개최자 혼자서 할 수는 없다.

직원들을 동원해서 한다고 하더라도 여행사, 숙소 등을 섭외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일들을 도와주는 업무는 통상 에이전트(대행사)가 수행하게 된다.

문화관광부는 이러한 에이전트에 대하여 MP(Meeting Planner), PCO(Professional Convention Organizer) 등의 자격증 제도를 두고 있다.

문제는 제주도에 이러한 에이전트가 없다는 것이다.

매우 빈번히 제주도에서 어떤 회의를 하고자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은 내가 그 일을 맡아주기를 기대해서 그런 얘기를 한다. 그러나 이를 돕고 싶어도 너무나 일이 많기 때문에 선 듯 해주겠다고 나서기가 어렵다. 대학교수로 재직하면서 이러저러한 학회의 활동을 하다가 보면 대부분 이런 고민에 빠진다.

이럴 때 제주도에 이 일을 맡아줄 에이전트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물론 유료이다.

실은 제주에서 개최되는 대부분의 국제회의는 서울의 에이전트가 수주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버스를 대절하고 관광을 시켜주고 하는 하부적인 관광업무는 결국 모두 제주도에서 수행을 하지만, 진짜로 돈 안들이고 돈버는 일은 에이전트가 수행을 하게 된다.

제주의 관광업계는 업체의 난립과 지나친 경쟁으로 서로가 서로를 힘들게 함에도 불구하고 이 새로운 관광시장에 대해서는 영어가 안된다거나 공부를 하기 싫어한다거나 해서 도외시하면서 할 일이 없다고 한탄만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제주의 국제회의산업은 컨벤션센터라는 하드웨어는 갖추고 있지만 소프트웨어는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제주도에서 회의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상태로는 소프트웨어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국제회의산업이 과연 무엇인지 어떻게 기획되고 준비되는지 교육을 해야 할 필요가 생긴다.

나는 이러한 새로운 시장에 대한 준비를 대학이 수행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정범진 제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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