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론] 황금아치의 미각천국, 맥도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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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생계·가족형 자영업(특히 외식업종)의 비자발적·무계획적 창업으로 벤처거품, 카드거품에 이어 자영업거품 붕괴와 몰락의 위기감에 휩싸이고 있다.

미국 자본이 진출하기 전에 반드시 먼저 들어가는 제품이 있다.

그것은 바로 맥도날드 햄버거다. 빨간색 간판에 황금아치, 광대차림의 로날드 마스코트로 유명한 맥도날드는 미국의 상징이다. 세계 최대의 패스트푸드 기업인 맥도날드(McDonald’s Corporation)는 창의적인 식당 주인과 탁월한 경영능력을 갖춘 판매업자의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된다.

1954년 믹서 세일즈맨인 레이 크록(Ray A. Kroc)은 자기 제품을 많이 사준 단골고객을 만나기 위해 캘리포니아 샌 버나디노에 있는 햄버거 식당을 찾았다.

이 가게의 주인은 딕과 맥 맥도날드(Dick & Mac McDonald)형제였다. 이들 가게는 일반식당을 인수하여 패스트푸드점으로 개조하고, 독특한 경영방식으로 손님들이 가게 밖에까지 줄을 설 정도로 성업 중이었다.

그 원인은 철저한 효율성 추구에 있었다. 수십 가지에 달하던 메뉴를 9가지로 줄였으며, 일회용 종이와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했다.

조리과정도 단순·반복적이며 쉽게 배울 수 있는 작업으로 바꾸었다. 햄버거 가격은 경쟁업체들 보다 파격적으로 낮춘 박리다매 전략이었다.

맥도날드 형제의 상술을 세심히 관찰하던 크록은 “바로 이거다!”라며 무릎을 쳤다. 크록은 이들 형제에게 미국 전역에 맥도날드 체인점을 내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이들은 매년 10만 달러를 버는데 만족했으며, 큰 욕심도 없는 평범한 음식점 주인이었다. 끈질긴 설득 끝에 크록은 맥도날드의 프랜차이즈 판매권을 950달러에 사들이는데 성공한다. 이것이 맥도날드 성장신화의 출발이다.

크록은 1955년 4월 15일 일리노이스의 데 플랜즈에 체인점 1호 매장을 오픈한다. 그는 품질, 서비스, 청결, 가치를 맥도날드의 4대 원칙(QSC&V)으로 정하고 자신의 경영철학을 구체화한다.

이 원칙은 제품 생산과 서비스 과정을 완벽하게 표준화한 5만개 항목의 매뉴얼화로 나타났다.

크록은 1961년 맥도날드 형제로부터 회사의 모든 권리를 270만 달러에 인수하고, 일리노이스의 엘크 그로브 빌리지에 있는 한 매장 지하실에다 ‘햄버거대학’을 설립하여 각 직급별로 다양하고 완벽한 교육을 받게 하기 시작한다.

맥도날드는 중앙집권적 조직이라기보다 본사, 가맹점, 원료공급업자가 독립적이면서 서로 의존하고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 연합체적 성격을 갖는 조직이다. 본사는 가맹점의 창의력에 의한 새로운 판매촉진기법과 신제품개발을 유도한다.

이와 함께 현지화 전략도 적극 전개한다. 회사는 “생각은 글로벌하게, 행동은 지역 현실에 맞게(Think globally, Act locally)”를 사시로 내세운 뒤, 각국 전통미각에 맞는 신제품개발에 진력했다. 한국(불고기버거, 김치버거), 일본(데리야끼 버거), 중국(소채해선탕), 말레이시아(바랄 비프스테이크), 필리핀(맥스파게티국수), 인도(채소햄버거), 이집트(맥파라펠), 노르웨이(연어샌드위치 맥럭), 이탈리아(이탈리안버거), 이스라엘(유대율법에 따른 비프스테이크) 등을 선보였다.

맥도날디제이션(McDonaldization)이란 빠르고 간편하게 음식을 이용할 수 있는 효율성, 많은 양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계산성,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확신으로 인한 예측성, 줄서서 기다리게 하고 제한된 메뉴로 빨리 먹고 나가게 하는 통제성 등을 기초로 한 일련의 합리화 과정인 것이다.

오늘날 맥도날드는 단지 사람들에게 서비스만 제공하는 햄버거 회사가 아니라, 햄버거를 서비스하는 ‘사람들의 회사(People company)’로 표방해 나가고 있다.

<송병식 제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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