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알레르기-근본적인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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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건웅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우리는 음식을 먹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사실 음식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서 바라볼 때 이물질이다. 면역체계의 기본 기능은 세균 등과 같은 외부 이물질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것이 면역반응이다.

 

따라서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면 이물질에 대한 면역반응이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매일 하루 3끼 이상을 꼬박 섭취하는 음식에 면역반응이 나타난다면 우리는 매일 그리고 하루 종일 염증에 시달려 살기가 어려울 것이다.

 

식품이 이물질이지만, 사람은 태아시절 엄마를 통해, 그리고 출생 후 모유 섭취를 통해 엄마가 섭취하는 음식에 대해 면역반응을 하지 않도록 교육을 받는다. 출생 후 모유 섭취를 하지 않고, 분유를 먹는 경우에는 면역체계가 성숙하기도 전에 우유라는 이물질에 노출되면서 우유에 대한 알레르기가 발생한다. 이것이 아토피 피부염이 될 수 있고 특히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돼 생명까지 위협하는 우유에 대한 식품 알레르기를 보이게 된다.

 

식품은 섭취를 통해 알레르기를 획득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알레르기 반응은 한번 먹어 생기는 것이 아니고 한번 먹어서 알레르기를 획득하고 두 번째 먹었을 경우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식품은 면역학적으로 반응을 보이는 경우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게 된다. 종류는 알레르기 항체에 의한 급성 쇼크성(아나필락시스성) 식품 알레르기(Anaphylactic Food Allergy)와 세포 매개에 의한 지연형 식품 알레르기가 있다. 최근 우유가 섞인 카레를 먹고 우유에 대해 알레르기를 가진 학생이 뇌사에 빠진 사건이 있었다. 이것이 호흡 곤란 등으로 사망에 이르는 아나필락시스성 식품 알레르기이다. 미국에서는 1년에 3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이중 3000명의 환자가 응급실을 찾으며 이중 200명의 환자가 사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전 인구의 5%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정책적·의학적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에는 알레르기 항체의 의한 알레르기가 아니라 세포 매개성 알레르기 반응에 의한 것으로 지연형 반응을 보이면서 아토피 피부염으로 나타난다. 아토피 피부염은 음식 섭취 후에 바로 나타나지 않고 닭고기 등은 심지어 1주일 후에 나타나므로 환자나 보호자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영·유아의 아토피 피부염은 분유만 바꿔줘도 좋아지는 경우가 30% 이상을 보인다. 3세 미만의 아토피 피부염은 대부분 지연형 식품 알레르기, 그 자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1908년, 달걀 알레르기에 대한 치료가 이뤄졌다. 호흡 곤란과 같은 쇼크를 유발하는 아나필락시스성 달걀 알레르기 환자였다. 그 시절에는 알레르기에 대한 정확한 개념과 정의가 없어 달걀 독(Egg Toxin)이라고 했다. 당시 달걀을 먹여 치료를 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이는 세계 유수의 학술지인 ‘Lancet’지에 실렸다. 하지만 그 이후 식품 알레르기 치료는 순탄하지 않아 최근까지도 안 먹는 것(회피) 만이 유일한 치료법이었다.

 

1996년 미국에서는 식품 알레르기를 먹어서 치료하는 경구 면역 치료법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어떠한 방법으로도 식품에 대한 알레르기가 치료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식품 알레르기를 의학적으로 해결을 한 의학자는 한국인이다. 2000년 아토피 피부염의 지연형 식품알레르기의 경구 면역 치료에 성공해 유럽 알레르기 학회에 처음 발표했고, 2003년 유럽 알레르기 학회 관련 논문집에도 발표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와 논문이 발표되고, 유럽을 중심으로 2004년부터 식품 알레르기의 경구 면역 치료는 본격적으로 연구됐다.

 

21세기 들어 세계보건기구는 21세기의 의학적 해결 과제는 알레르기 질환이라고 규정했다. 대표적인 질환이 호흡 곤란과 같은 쇼크를 동반하는 아나필락시스성 식품 알레르기였다. 전 세계 선진국이 치료법 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때, 역시 한국의 한 의학자는 아토피 피부염의 지연형 식품알레르기에 이어 세계 처음으로 아나필락시스성 식품 알레르기의 완벽한 치료에 성공했다.

 

2011년 이러한 식품 알레르기 치료의 면역학적 기전이 발표되고 이 과정에서 몸 속 면역세포 3개 이상에 대해 처음으로 명명하는 성과도 거뒀다.

 

지금도 아나필락시스성 식품알레르기로 우유나 달걀, 땅콩과 같은 견과류를 먹고 응급실을 가는 경우는 많고, 사망에 이르는 등의 사고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 이는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의 경우 보건교사를 비롯한 학교와 교육청에서도 관리가 어렵고, 학부모도 늘 불안하다.

 

이제 학부모도 그러하고, 제주도와 교육부에서도 정책적으로 이러한 쇼크를 유발하는 아나필락시스성 식품 알레르기는 물론 아토피 피부염의 식품 알레르기는 학교생활 자체에 어려움을 많이 주므로, 학교 입학 전에 치료를 하도록 제도화하는 것을 고려할 때가 되었다.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제 식품 알레르기는 근본적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아토피 피부염의 지연형 식품 알레르기는 주로 7일 정도의 치료로 음식 섭취가 가능하고, 아날필락시스성 식품알레르기의 경우 보통 수개월 정도의 치료로 근본적으로 치료가 가능해졌다. 식품 알레르기의 치료는 세계에서 한국이 주도하고 있다. 식품알레르기 치료법, 자랑스러운 한국 의학의 한 분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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