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없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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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담배는 기호품에 속한다. 즐기는 방법만 다를 뿐 똑같이 맛과 자극을 제공한다. 만약 술과 담배 모두 폐해만 없다면 인류의 최대 발명품이 되고도 남을 것이다.

인생이 즐거워서도 술을 마시고 슬퍼서도 술을 마신다. 담배 역시 처음엔 호기심으로 피우게 되나 나중에는 습관성이 되고 만다.

알코올이 중독 성분 때문에 인간을 파멸에 이르게 하고, 니코틴의 마약 성분과 타르가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시기는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인류의 탄생과 더불어 시작된 술의 역사를 대변하듯 술 마시는 인구는 늘면 늘었지 줄지 않고 있다.

담배 인구도 마찬가지다. 꾸준한 금연운동에 힘입어 기성세대의 흡연이 줄고 있긴 하나 20대 등 새로운 흡연 인구는 느는 추세다. 금주운동처럼 금연운동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경험해 본 사람이면 다 잘 아는 일일 것이다.

개인의 자유가 보장된 미국에서도 1920년 금주법이 제정돼 10여 년간 술 제조.판매가 금지된 적이 있다. 결국 숨어서 술을 만들고, 무허가 술집을 찾아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다. 술을 둘러싼 살인사건도 그치질 않았다. 마침내 미 정부가 금주법을 무효화하면서 술로 인한 혼란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국가 단위의 금주령은 옛 소련에서도 볼 수 있듯이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하지만 국가가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전국민 금연조치를 내린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히말라야 산맥의 작은 왕국 부탄이 금연운동을 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한다. 정말 믿기지 않는 신기한 소식이다.

부탄은 인구 209만명의 소왕국이다. 그런데 전국 20개 행정구역 중 수도 팀푸와 인근 일부 지역을 제외한 18개 구역이 이미 금연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놀라운 사실은 금연이 정부의 일방적 조치가 아닌 주민들의 요구에 의해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종교적 측면과 정부청사내 오랜 금연 전통에 의한 것이지만, 전국민 금연이란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부탄의 전국 금연이 지구촌에 주는 영향은 클 것이다. 국가단위 금연은 몰라도 지역단위 금연은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다. 담배소비세가 지방세수가 되고 있는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말이다. 아무튼 ‘지구상에서 처음으로 담배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부탄인들의 다짐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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