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 제주특별자치도 시대의 우먼파워(Woman 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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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의 원년(元年)이 서서히 끝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도 우리는 제주특별자치도가 궁극적으로 어떤 희망을 안겨다 줄 것인지, 그리고 획기적인 행정제도의 변화가 우리의 삶을 어떤 모습으로 바꾸어 놓을지 전전긍긍하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문제는 아무도 정답을 모른다는 사실이고, 그렇기에 그 누구도 답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기존의 모순된 제도를 혁파하고 제주도민들의 새로운 의식개혁이 전제될 때 제주도(濟州島)가 세계적으로 지명도(知名度)가 높은 국제자유도시로 성장·발전할 수 있고, 또 그런 과정에서 자연히 특별자치도로서의 위상강화와 함께 제주도민들의 삶의 질도 더욱 향상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물론, 우리의 삶의 질이 제주특별자치도 시대라고 해서 저절로 향상되는 것이 아님을 모르는 바 아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시대가 지속되는 한, 모든 제주도민들의 끊임없는 자기개혁과 자기역할이 매우 의미 있고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필자는, 제주특별자치도 시대에는 전통적인 생활양식이 살아 숨쉬던 과거 제주여성들의 역동적인 생활태도와 사고방식이 큰 밑거름이 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말하자면, 제주도가 관광의 섬으로 크게 개발되기 이전의 제주여성들은 그야말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듯, 매사에 정열적으로 임하며 가정과 지역사회를 동시에 돌보던 슬기와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

당시는 그런 적극적인 생활태도와 사고방식이 몸에 베이지 않으면, 서로 이웃하여 살아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을 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부족했고 모든 일에는 앞집과 뒷집의 일손을 보태지 않으면 쉽게 행하기가 어려웠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제주여성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항상 기지(奇智)를 발휘하며 유연하게 대응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그런 요소들이 제주특별자치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정신적 유산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로 변화된 시점에서 제주도민들이 진정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 대개는 여러 가지 안(案)을 먼저 내놓을 것이다. 이를테면 도지사가 도민들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든지, 또는 도지사의 탁월한 행정력이나 리더십을 통해 외자유치를 앞당겨야 한다든지, 아니면 중앙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투자하여 특별자치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등의 안을 제시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이런 제안들은 보다 구체적이기는 하지만 그 누구의 입에서나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것들이다. 그리고 이외에도, 얼마든지 더 많은 중앙정부의 지원책이나 도지사를 겨냥한 책무를 제시하며 떠들어댈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제안이나 책무를 제시하기에 앞서, 현시점에서 우리들에게 정작 필요한 요소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사고(思考)와 지혜롭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柔軟性)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사고와 유연성은, 과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혜롭게 세상을 엮어갈 줄 아는 제주여성들의 생활태도와 사고방식을 통해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여성들이 엮어왔던 생활사 저변에는 우리가 끝내 버려서는 안 되는 소중한 유?무형의 자산이 내재돼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 원년이 끝나 가는 이 시점에서, 우리 모두는 도지사나 중앙정부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지를 묻지 말고, 우리 스스로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먼저 물어야만 한다. 아울러 제주특별자치도 시대에는, 제주여성들의 파워가 되살아나야만 제대로 성공할 수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정광중 제주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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