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자치입법...합의제 민주주의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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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대 도의회 성과와 과제
제9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17일 제317회 임시회 폐회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9대 도의회는 제주특별자치도와 국제자유도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집행부를 견제하고 지역 실정에 맞는 입법과 정책을 제시하는 등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뒀지만 정쟁과 갈등으로 합의제 민주주의라는 의회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활발한 자치입법활동=9대 의회 4년간 의안 처리실적은 조례 597건, 예·결산 42건, 동의·승인 671건 등 모두 1599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례안 처리 실적은 원안가결 1187건, 수정가결 392건, 부결 16건, 폐기 4건, 철회 15건, 미처리로 인한 자동폐기 79건 등으로 왕성한 자치입법활동을 벌였다.

이 때문에 한국지방자치학회가 주관하는 우수 조례상을 비롯해 의정대상 최고의장상, 최고의원상 등을 수상하며 도의회 의정역량을 높게 평가받기도 했다.

도의회는 또 강정해군기지 문제와 FTA 대책 마련, 지하수 보존, 신공항 건설, 재선충병 확산 방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의회 인사권 독립 문제를 전국 이슈화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의원 연구모임과 의정포럼, 각 상임위원회별 정책토론회 등 전문성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해 의정 역량을 높이는데 힘썼다.

아울러 도민과 소통하고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주는 의미로 민생의정, 복지의정을 표방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한편 집행부 견제에서도 나름대로 의미있는 성과를 건졌다고 자평하고 있다.

▲합의제 민주주의 미흡=9대 도의회는 ‘도민과 함께! 변화와 개혁을 창조하는 의정’ 구현을 목표로 했지만 도민들의 뜻대로 현안이 만족스럽게 충족됐는지는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

9대 의회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해 야당인 새누리당과 원활한 의회 운영에 노력했지만 주요 현안을 처리함에 있어 다수결로 일방독주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선거구 획정 등 주요 현안에서 여야 대립이 극심해 표결 대결로 치닫는 등 합의제 민주주의로서의 의회 정신이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박희수 의장은 한국공항 지하수 증산조례와 이어도의 날 조례 등을 직권 상정보류한 데 이어 마지막 임시회에서도 ‘제주시 노형동 드림타워 건축허가’를 이유로 제주도가 제출한 조례안 등을 무더기 상정 거부했다.

이처럼 해당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안건을 본 회의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서 도의회가 의사소통이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중심을 잃었다는 지적과 상임위 무용론까지 대두되는 결과를 낳았다.

또 해군기지 갈등 해결에 소홀하는가 하면 일부 현안의 경우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다음 달 출범하는 제10대 도의회에서는 이 같은 과실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박희수 의장은 “법에서 위임받은 사항들을 글자만 바꿔 조례안 등을 만드는 행태에서 벗어나 특별자치도 위상에 걸맞은 입법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원 구성부터 합리적으로 풀어나가는 지혜를 갖는 것은 물론 정파 위주보다는 현안 위주로 심사숙고해서 도민들의 뜻을 헤아려 정책에 반영하고 의사결정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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