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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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지 두달여 가량이 지나고 있다.

사고 발생 후 직접적인 관련자들뿐만이 아니라 온 국민이 큰 충격 속에서 슬픔과 함께 ‘우리나라가 이 정도 밖에 안되가?’ 하는 분노감과 허탈감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는 했다. 특히,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오던 단원고 학생들이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에 그대로 따랐다가 다수가 변을 당하여 그 안타까움은 더 컸다.

실종자 가족이나 유족뿐만 아니라 구조된 학생들, 구조에 참가한 수색대원 및 TV를 통하여 사고 소식을 접한 많은 국민들이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는 매스컴을 통한 보고 등으로 인하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심각한 외상을 직접 겪거나 사고를 당한 친구나 가족을 옆에서 지켜본 후에 나타나는 불안장애의 일종으로 평생유병율은 1~14%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주로 참전 군인들에게 많이 나타났으나 현대사회에서는 자연 재해나 교통사고 혹은 테러, 강도 등의 각종 사건이나 사고를 겪은 후에 많이 나타나고 있다.

극심한 외상에 노출된 후 외상성 사건의 재경험(외상에 대한 반복되는 고통스런 회상이나 꿈 혹은 사건이 재발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나 행동), 외상을 회상케하는 자극에 대한 회피(선박 전복 사고 후 배를 절대 타지 않으려는 등 외상과 유사한 상황을 극단적으로 피하려는 행동), 현저한 불안이나 증가된 각성 반응 (잠들기 어렵거나 집중에 어려움이 있거나 벨소리 등 작은 자극에도 심한 반응을 보임)이 과도하게 나타날 때를 급성 스트레스 장애라고하며 이 증상이 4주 이상 지속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판정하게 된다.

발병의 직접적인 원인은 외상적 사건이지만, 외상적 사건을 겪은 모든 사람이 발병하는 것은 아니므로 발병에는 다양한 생물학적, 정신사회적 요소가 관여되리라고 보고 있다.

정신역동학적으로는 과거의 해결되지 못한 심리적 갈등이 내제되어있다가 외상에 의해서 재활성화 되는 것이라고 하며, 인지 행동적 관점에서는 외상적 사건을 처리하거나 합리화하는데 실패함으로 인하여 발생한다고 설명하며, 생물학적으로는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벤조다이아제핀 수용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 축 (hypothalamic - pituitary -adrenal axis) 등의 이상소견으로 발병한다고 설명하기도 하나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심한 외상 후 보통 수개월 이상 지속되며 수년의 경과를 지닐 수도 있지만 조기에 치료 할 경우에는 상당히 치료에 잘 반응하기도 함으로 질환의 조기 발견 및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있어서는 환자로 하여금 증상에 관하여 말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격려하며, 이완요법과 같은 다양한 적응 방법을 교육하는 것과 더불어 가능하다면 가족 및 지역 사회 등 많은 지지 그룹을 확보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해서 정신과에서는 주로 약물 치료 및 정신 치료를 시행하게 되는데 약물 치료로는 항우울제, 항불안제가 사용되어지며 환자의 악몽 및 신체적 불안 증상의 완화를 위하여 항고혈압제인 프로프라놀롤 등이 사용되어 지지기도 한다. 약물 치료 시에는 반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최소 4주 이상의 투여가 필요하며 일단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최소 1년 이상의 지속적인 투여가 필요하다.

정신 치료로는 정신역동적 정신 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제반응 abreaction, 카타르시스를 통하여 외상적 사건을 재구성하는 것도 치료적이다. 그외 인지 치료, 행동 치료, 최면 치료, 명상, EMDR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reprocessing) 등도 적용될 수 있다. 사고 초반기 위기 개입 (crisis intervention) 기법을 단기간 시행할 수도 있으며 기타 집단 치료, 가족 치료도 중요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은 사건 경험 후 대개 3개월 이내에 나타나지만 드물게는 10여년이 지난 후에 나타나기도 하며, 증상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악화되는 양상을 나타낸다. 치료를 받지 않는 상황에서는 약 30% 만이 완전히 회복되고 그 외 나머지 환자에서는 작거나 큰 증세를 계속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음으로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 방식의 차이가 발병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으로 평소 스트레스 대처 훈련을 적절히 하고, 육체적, 심리적 건강에 유의하는 것도 예방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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