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사호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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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돼지의 해’라는 정해(丁亥)년 첫 제주포럼을 뭘 쓸까 고민하던 차에 우연히 딸아이 책상에 놓인 책 한권을 접하게 됐다.

세계 연극사상 최대의 극작가이자 영국문학사를 장식한 셰익스피어(shakespeare)의 4대 비극작품을 담은 책자였다.

지난 한해 많은 도민들이 현안문제에 대한 이분법적 선택을 놓고 적잖은 고민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던 탓일까.

이 책자를 보면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도 웬만하면 다 알고 있는 구절이 문뜩 떠올랐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셰익스피어 ‘햄릿’에 나오는 명대사로, 삼촌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고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주인공이 내뱉은 독백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재미도 있지만 무척 교훈적이다. 그 중에서도 ‘햄릿’은 인간의 심리적 갈등을 잘 묘사한 감명 깊은 작품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여러 가지 대안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할 만큼 죽을때까지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갖고 싶은 것도 많지만, 한정된 시간과 자원 문제 때문에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하고 바람직한가를 신중하게 판단해 선택해야 한다.

다소 다른 비유지만 안타깝게도 지난 한해 제주사회는 경기침체 속에 행정구조 개편과 지방선거, 해군기지 등 과 관련한 어느 한쪽 선택 문제로 갈등과 극한 대립상황을 겪어야 했다.

문제는 해가 바뀐 지금까지도 아직도 이같은 도민간 극한 대립양상은 좀처럼 해결의 기미없이 이어지면서 신뢰까지 고갈돼 가고 있다는 점이다.

신뢰없이는 경제발전을 기대하길 힘든 상황에서, 나아가 제주경제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우려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가난과 위기, 고난에 처했던 30여년전보다 더 힘들다고 말할 수 있나.

이 정도가 힘들다고 한다면 어떻게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겠는가. 꿈은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실에 뿌리를 둘 때 의미를 지닌다.

아무리 어려워도 현재를 긍정할 수 있는 사람만이 내일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인생의 성공은 자만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정진할 때 온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지난 한해 뒤돌아 보면 힘들게 지내왔구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런 경험도 장래를 위한 새로운 자산도 될 수 있지 않을 까 싶다.

그래서 출범 6개월이 지난 제주특별자치도도 올해엔 도민들의 인식전환 못지않게 신뢰사회를 조성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최근 우리사회에 불신이 얼마나 팽배한 가를 보여준 한국개발연구원의 ‘사회적 자본실태’ 종합조사결과 보고서의 해결과제는 그래서 의미를 준다.

불신을 해소하고 선진사회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사람들간의 협력, 사회적 거래를 촉진시키는 제도, 규범,신뢰회복 및 확충이 필요하다는 게 한국개발연구원의 분석이다.

따라서 올해 제주특별자치도는 정책결정 과정에 보다 많은 도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등 신뢰를 먼저 쌓아야 한다.

행운을 가져다 주는 황금돼지의 해. 정해년 올해는 신뢰와 가치, 활력이 넘치면서 서로 손을 잡아주는 행복한 제주특별자치도 실현과 함께 우리 모두 마음도 부자되길 기대해 본다.

도민 모두의 행복한 새해를 기원합니다. <송용관 남부지사장 겸 남부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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