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 제주 ‘스포츠 메카’로 거듭나려면
[제주포럼] 제주 ‘스포츠 메카’로 거듭나려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강원도 평창군과 인천·대구광역시는 정해년 새해를 남다른 각오와 설레임으로 맞았다. 이들 3개 도시가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일대 과업이 올해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이들의 공통적 현안은 무엇인가. 바로 국제적 빅 스포츠이벤트를 유치하는 것이다. 평창은 2014년 동계 올림픽을, 인천은 2014년 아시안게임을, 대구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하려 올인하고 있다.

이들 3개 국제대회의 개최지는 모두 올해 확정된다. 이에 따라 이들 지자체들이 대회유치에 성공하면 정해년은 역사속에 뜻깊은 한해로 기록될 것이다.

동계 올림픽 후보도시로는 평창을 비롯해 러시아의 소치, 오스트리아의 찰스부르크가 3파전 경합을 벌이고 있다. 오는 7월 4일 과테말라에서 열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총회에서 개최지가 확정될 예정임에 따라 각국의 유치경쟁은 마치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인천광역시가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아시안게임은 인도 뉴델리와의 2파전 속에 오는 4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에서 개최지가 결정되고, 대구가 추진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이보다 앞서 3월 케냐에서 열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집행이사회에서 개최지가 나온다.

대회 유치전에 뛰어든 이들 지자체들은 ‘유치 성사’라는 열매를 따기 위해 지극 정성이다. 며칠전 인천은 강화도 마니산 참성단에서 유치기원제를 봉행하며 아시안게임의 유치를 염원하는 온 시민들의 바램과 의지를 대내외에 알리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지자체들이 국제적 스포츠이벤트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까닭은 무엇인가. 이는 바로 이름있는 국제대회를 개최할 경우, 해당 지역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물론 국제도시로서의 브랜드 가치가 한껏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달전 막을 내린 제40회 아시안게임은 우리에게 낯설기만 했던 카타르의 수도 ‘도하’를 국제도시로 뜨게 한 스포츠축제였다. ‘중동의 산유도시’라는 것 말고는 딱히 떠올려지는 게 없었던 도하는 아시안게임을 통해 40억 아시아인의 주목을 받으며 바야흐로 중동의 떠오르는 별로 부상했다. 대외 위상이 높아진 도하는 이제 올림픽 유치라는 야심찬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대규모 국제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물론 아니다. 무엇보다 천문학적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국제규격에 맞는 경기장을 건립해야 하고 도로 등 기반시설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는 팽창의 경우, 경기장 시설에만 5600억원을 투입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하는 아시안게임을 위해 무려 28억달러(2조 7000억원)을 쏟아 부었다.

이럼에도 국제대회를 개최하려는 것은 대회운영의 수익을 넘어 개최지가 얻을 유무형의 엄청난 자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올림픽 개최지라는 홍보효과가 이를 보상한다. 국제대회 유치가 또다른 투자로 인식되는 이유다.

이러한 관점에서 ‘스포츠 메카’를 기치로 내건 제주의 현실은 어떤가.

제주에서는 매년 100개가 휠씬 넘는 국제 및 전국단위 대회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모두 개별적이고 양적인 면에 치우쳐 있다. 뭔가 규모있는 국제적 빅 스포츠제전의 유치엔 소극적이다.

개별종목의 대회는 돈을 덜 들이고 유치 및 개최가 비교적 용이한 측면이 있다. 그런 만큼 효과도 제한적이다. 스포츠인프라도 제대로 구축될 리 없다.

도당국이 스포츠산업을 감귤, 관광에 이어 제주 제3의 지주산업으로 표방하고 있다면 현재의 관행에서 탈피해 아시안게임같은 국제적 빅 스포츠로의 방향 전환이 필요한 때다. 국가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뒷따라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당국의 의지다. 국제자유도시로 비상하려는 제주가 도하의 ‘빅 드림(Big Dream)’을 배워볼 일이다. 도하는 인구 30~40만의 작은 도시에 불과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