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고객들은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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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은행 고객들은 매우 불안하다. 현금카드를 위조, 전국의 농협과 은행들을 돌면서 자동인출기에서 고객들의 돈을 인출해 가던 일당 중 2명이 경찰에 자수한 사건이 터졌기 때문이다. 은행과 거래하는 국민들은 혹시 자신들도 언젠가 피해자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자수한 범인들은 중국의 우리 동포들이라고 한다. 이들은 한국인 3명으로부터 사주를 받아 지난해 10월부터 인천.수원.신탄진.대전.대구 등 전국의 단위 농협과 은행들을 돌며 위조카드를 이용, 60~70여 차례에 수억원을 거침 없이 빼내 왔다는 것이다.

사태의 심각성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카드부정사용방지실무위원회’에 따르면 신용카드 부정사용 건수와 액수가 1999년 2만8976건 245억원에서 지난해에는 7만5000건 700억원으로 거의 3배나 급증했다고 한다. 이러고서야 어떻게 마음 놓고 현금카드를 이용할 수 있으며, 금융기관과 돈 거래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신용사회를 뒤흔든 중대사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번 자수한 범인들의 수법이 종전의 카드 복제 방식이 아니라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등 핵심 정보를 빼내 카드를 위조, 사용해 왔다는 점이다. 또한 일부 은행의 경우는 내부자들이 비밀 정보를 유출했다는 혐의까지 받고 있다.

한마디로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은행 고객예금 불법 인출 사건은 금융기관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허술한 고객정보 보안관리, 그리고 범인들의 신종 카드 위.변조 수법 등이 복합적으로 한데 어우러진, 흐트러진 신용사회가 가져다 준 결과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금융감독 당국이나 은행들이 초기부터 사건 축소에만 급급했던 안일한 자세도 피해를 확대시킨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특히 사건의 가장 큰 원인은 위.변조가 얼마든지 가능한 마그네틱카드를 써 왔다는 데 있다. 복제 및 위.변조가 거의 불가능한 IC카드가 있음에도 일부 은행들이 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이를 기피하고 있다니 그것은 잘못이다.

유럽 국가들은 이미 1990년대 중반까지 IC카드로 교체한 상태며, 일본과 대만도 현재 이 카드로 전환하고 있다지 않은가. 그렇다면 우리의 금융기관들도 고객 보호는 물론, 은행 스스로의 피해 방지를 위해 하루 빨리 IC카드로 바꿔야 한다. 불안해 하는 고객들을 방치하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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