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울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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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아, 응아 밤은 깊고-/ 담벼락을 더듬어 다니는 고양이 소리 같지는 않다/ 아가가 젖을 달라고 보챈다./ 엄마를 찾는다./ 아니, 아배를 부른다.// 오냐 오냐 나는 팔을 버려 안아 주고 싶다./ 아가야, 너는 어디메 있니?/ 나는 창앞으로 달려가 문짝을 열어 제쳤다/ 캄캄한 어둠속에서 바람이 달려들어 나를 찬다./ 응아, 응아 아가는 어디서 저렇게 울고 있노?”

(장만영 ‘아가’ 부분)

아기를 생각하면서 마당에 나부끼던 하얀 기저귀와 흰 빨래들이 생각나게 하는 시다.

▲1997년 1.76명, 1998년 1.65명, 1999년 1.62명, 2000년 1.76명, 2001년 1.55명, 2002년 1.37명, 2003년 1.42명.

1997년 이후 제주지역 출산율. 2000년은 새천년에 대한 기대로 출산율이 반짝 증가했지만 해마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나마 합계출산율이 전국평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2001년 이후 매년 감소세를 이어오던 신생아 수가 지난해에는 5843명으로 2005년 5823명에 비해 0.34%인 20명이 늘었다는 보고다. 단순 수치로 볼때는 보잘 것 없는 증가세.

그러나 아기 우는 소리가 세삼 반가운 세태를 보면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제주는 지역발전과 원활한 경제 활동을 위해 인구 100만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아직까지는 100만이라는 숫자가 희망사항이지만 개발과 지역세의 확충에 따른 인구유입책과 함께 신생아의 출생도 무시 못할 제주사회의 바로미터다.

▲그러나 전국에서 최하위인 국공립 보육시설을 보면 신생아들에게는 미안한 제주다.

현재 제주지역 국공립 보육시설은 11개로 전국 보육시설 302개의 3.7% 수준이다. 이용률도 79%로 전국 평균 94%에 크게 못 미쳐 이 역시 16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다. 출산장려금 사업만 해도 사실상 일회성에 그치는 수준이고 실질적인 영·유아 보육비 지원 확대 등을 부모들은 바라고 있다.

모처럼 아기들의 울음소리가 반가운 이때. 제주사회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저출산 문제를 풀 사회조직이 아쉽다.

저출산에 문제에 대한 고민은 너나 없기 때문이다. 하얀 기저귀가 집집마다 나부낄 내일을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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