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발생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태풍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비 날씨가 잇따르면서 계절상품들이 여름 특수를 누리지 못해 관련 업계가 울상이다.
지난 27일 저녁 제주시지역 한 대형마트에는 휴일 저녁을 맞아 많은 고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여름철이면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에어컨과 선풍기 판매 부스는 예년과 달리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 대형마트가 지난 6월 1일부터 7월 20일까지 여름 관련 상품의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에어컨은 68.4%, 선풍기는 35.8%, 제습기는 26.4%가량 매출이 각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구명조끼는 판매량이 2.9% 증가했으나 튜브는 39.1% 감소하는 등 물놀이 상품도 전체적으로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여름 관련 상품들의 매출이 감소한 것은 올여름 들어 잦은 비 날씨가 이어지면서 지난해보다 기온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내 한 포털사이트의 날씨정보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7일 현재까지 제주시지역에 비가 내린 날은 14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일보다 2.5배 많았다. 또 같은 기간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어선 날은 올해는 4일에 그쳤지만 지난해는 24일로 5배나 많았다.
이와 관련, 도내 전자제품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여름은 지난해보다 시원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에어컨과 선풍기 등 대표적인 여름 상품들의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관련 제품들의 할인율을 높이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지만 좀처럼 판매가 늘지 않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