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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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친구 아들이 군대에 가거나 휴가 오는 경우가 잦다.

군복 입은 모습을 보면 늠름하게 보인다. 그럴 때면 내가 군복을 입고 휴가 나올 때가 기억이 난다.

휴가 나오려면 군대에서 군복도 다리고, 군화도 곱게 손질한다.

지금처럼 여름이면 군복을 다리기 위해 땀을 뻘뻘 흘려야 했다.

군대에 가기 전에는 옷을 다리는 것을 전혀 몰랐다.

그러나 군대에서는 당연히 배워야 했다. 선임들의 옷을 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기름 타오기, 실내·외 청소하기, 훈련 나갈 때 쌀이나 고체연료 등 무거운 것 가져가기 등은 모두 졸병의 몫이다.

병장쯤 되면 쌀이나 고체연료 대신에 입으로 공기를 잔뜩 담은 베개 2~3개를 군장 속에 넣으면 군장 또한 빵빵해진다. 졸병들도 나중에 선임이 되면 그 전 선임의 전철을 밟게 마련이다.

그래서 병장은 대장, 중장, 소장, 준장과 더불어 5대 장성이라고 했던가.

▲육군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으로 사회가 침울하다.

가해자들은 평소에도 윤 일병에게 바닥에 뱉은 가래침 핥아먹기, 성기에 안티프라민 바르기, 치약 먹이기, 드러누운 얼굴에 물 붓기 등 갖은 가혹행위를 저질렀다고 한다. 가해자들은 또한 음식물을 먹은 윤 일병의 가슴 등을 때려 결국 윤 일병은 기도가 막혀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과거에도 군내에서 폭행은 자주 있었다. 선임이 “제껴(젖혀)”라고 하면 후임은 목을 옆으로 젖혀야 했다. 그리곤 손날로 목을 때리곤 했던 것이다. 목 부위는 상처가 쉽게 나지 않기 때문에 타깃이 됐다. 어떤 몽니 나쁜 선임은 목을 뒤로 젖혀라고 하곤 목 정면을 때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 때 세게 맞으면 사고 나기 십상이다.

▲지난 8일에는 국군 모든 부대에서 장병 특별 인권교육이 이뤄졌다. 모든 부대는 이날 하루 동안 모든 일과를 중단하고 오전에 지휘관 주관 특별교육을, 오후에는 모든 간부와 장병이 참여하는 토론을 진행했다.

물론 인권교육은 늘 이뤄져야 한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 입장에 서 있어 보는 일이다. 과거 독재시대에 군대에서 맞아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의 실상을 군부대는 스스로 보여줘야 한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에 의해 가해자는 가해자대로, 피해자는 피해자대로 얼마나 참담한지를. 그러한 미래를 장병들은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또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전쟁이 나면 옆에 있는 병사가 동료들을 위해 총을 잡을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박상섭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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