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론] 이것 또한 곧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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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왕으로 잘 알려진 솔로몬 왕이 어느 날 금속세공사에게 자신을 기념할 수 있는 반지를 하나 만들라고 지시하였다. 그리고 커다란 승리로 기쁨을 주체하지 못할 때 스스로를 자제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크나큰 절망에 빠져 위축되었을 때에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글귀를 반지에 새겨 넣도록 하였다. 세공사는 아무리 골몰해도 적당한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이 때 왕에게 번뜩 떠오르는 글귀가 있었다. ‘이것 또한 곧 지나가리라.’

어떤 영화에선가 주인공이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독재자를 물리치고 평화로운 새 나라를 세웠다.

이를 도와주었던 우방의 추장은 주인공에게 계속 지켜보겠다고 격려한다. 이에 주인공은 우방의 추장에게 언제까지 이 나라가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을 지 물었다. 이에 우방의 추장은 ‘노력 없이 영원한 것은 없다’라고 말하며 떠나고 영화는 끝난다.

삶이란 한 편의 연극이라고 한다.

시간과 공간이 있는 인생무대에서 우리는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고 다양한 상황을 맞이한다.

많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삶을 엮어내고 우리는 그 연극 속에서 주인공이 되기도, 조연이 되기도 한다. 어떨 때는 관객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모든 게 술술 잘 풀려 기분이 너무 좋을 때도 있지만, 절망의 나락에 혼자 남겨진 것처럼 느껴져 무척 슬플 때도 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 그 때를 바라보면 모든 게 흐른 뒤이며 기억 속에 남아 있지 않는 것도 무수히 많다.

그 때는 그렇게 심각했던 것조차 어설픈 한 줌의 웃음을 자아내게 하기도 한다.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우리의 삶이다.

인생사 ‘세옹지마’라 어떤 상황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모를 뿐더러 지금 겪고 있는 일이 앞으로 화가 될지 득이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지금 겪고 있는 상황 속에 너무 깊숙이 빠져 현식을 직시하지 못하거나 지금 이 상황도 한낱 과거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먼 훗날 우리는 후회스러운 과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왔음에 놀라게도 된다.

‘일체유심조’란 말에서 읽을 수 있듯이 삶의 무대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들은 나름대로 다르게 해석할 수가 있다. 삶 자체가 동전의 양면처럼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지만 선택의 폭이 작아 현재 주어진 삶에서 자만심에 빠져 의기충천하거나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리기엔 너무나 소중하고 고귀한 삶을 우리는 살고 있다.

구정에 즈음하여 우리가 처한 상황은 모두 다르다. 기쁨에 빠져 있든, 슬픔에 빠져 있든 인간이란 극단적인 감정에 빠져 있을 때는 자신의 의식을 통제하기가 곤란하여 이성적이 되기가 어렵다. 따라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문제해결을 잘 못할 수도 있고, 다시는 되돌리기 곤란한 잘못된 결정을 하게도 된다.

그래서 자만심은 없애고 용기는 북돋울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기쁘면 크게 한 번 웃고 주위를 살펴보자.

혹시 소중한 그 무엇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슬프면 소리 내어 실컷 울고 나서 나로 인해 힘을 얻는 그 무엇이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자. 또한 저 하얀 눈에 덮여있는 한라산을 보면서 크게 외쳐보면 어떨까. “그래,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모든 것은 다 지나가. 한라산은 그전부터 이런 사실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어!” 그러면서 삶에 지쳐도 굴하지 않고 지금까지 잘 살아와준 자기 자신을 다독이면서 따뜻하게 꼭 안아줘야 할 것 같다.<강대옥 제주산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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