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론] 걸리버여행기의 ‘야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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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으로 인터넷 세계를 ‘야후!’라는 반짝이는 검색 아이디어로 정복한 거인이 있다. 그 사람은 바로 제리양(Jerry Yang, 楊致遠)이다.

세계적인 웹사이트 야후!(Yahoo! Inc.)는 영국작가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에서 유래한다. 걸리버는 항해 중에 난파하여 소인국, 대인국, 하늘을 나는 섬나라, 말(馬)의 나라에 표류해 다니면서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말이 인간의 주인인 ‘말의 나라’에 등장하는 인간(야후)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제리양은 1968년 타이완의 타이베이에서 태어나, 두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영어 교사인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젊은 어머니 릴리(Lily)는 1978년 어린 두 아들의 손을 잡고 미국 캘리포니아의 산호세(San Jose)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훗날 야후를 설립하는 제리양이 불과 열 살 때의 일이다.

남편과 일찍 사별한 릴리의 희망은 오직 아들의 성공이었다. 아이들이 들고 오는 성적표는 미국 생활의 유일한 낙이었다. 제리양은 1990년 스탠퍼드대학 전자공학과에 입학하여 4년 만에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에서 장래의 동업자 데이비드 파일로(David Filo)를 만난다.

데이비드 파일로는 1966년 루이지애나에서 태어나 히피족이었던 부모를 따라 공동체생활을 하면서 모든 것을 나눠 쓰는 정신을 배웠으며, 툴레인(Tulane)대학 컴퓨터공학과 출신이다.

이 두 사람은 지도교수가 같았으며, 많은 수업을 같이 듣게 되었고 연구분야도 비슷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었다.

스탠퍼드대학의 프로그램으로 일본 교토에 교환조교로 떠난 두 사람은 1년간 동고동락하게 된다. 제리양은 일본에서 인생의 반려자가 된 코스타리카 출생의 일본계 미국인 아키코 야마자키(Akiko Yamazaki)를 만나는 인연을 가진다.

스탠퍼드로 돌아온 두 사람은 연구소로 사용하는 트레일러에서 생활한다. 이 들은 성격과 모든 면에서 음과 양처럼 다르면서 나름대로 조화를 이룬다. 제리양은 말하기를 좋아하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자청하는 반면에, 데이비드 파일로는 조용하고 어디 한 구석에서 무언가에 몰두하여 일하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다.

인터넷은 그들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제리양은 1994년부터 인터넷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사이트를 찾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인터넷 사이트의 주제별 안내가이드’(Jerry Yang’s WWW guide)를 선보였다. 그 세계 최초의 웹 디렉토리 서비스가 오늘날의 야후를 있게 만들었던 것이다.

야후는 다른 검색엔진들과 달리 사람들이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가상의 공간에 흩어져 있는 웹사이트들을 체계적으로 분류, 정리해 놓았다. 소수의 사람들만이 향유하고 있던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야후는 고속도로의 표지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일약 스타가 되었다.

야후는 1994년 낡은 트레일러 안에서 탄생한 당시로선 생소하기 그지없던 한 작은 회사가 오늘날 전세계 25여개국에서 18개 언어로 8억명의 사용자들에게 서비스를 하고 있는 세계최고의 인터넷 브랜드로 성장하였다.

야후는 “우리가 모아 놓은 인터넷상의 정보를 더욱 많은 사람이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이 인터넷 포털 비즈니스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제리양은 인터넷 벤처 비즈니스 성공의 3대 원칙인 3P, 즉 제품(Products), 파트너(Partner), 사람(People)을 소개하면서, “사람을 언제나 먼저 생각하라. 기술은 그 다음이다”라는 인간존중의 경영철학을 강조하고 있다.

오늘날 야후는 검색 서비스를 중심으로 뉴스, 커뮤니티, 엔터테인먼트, 전자상거래, 모바일, 음악, 영화, 게임 등 60여 개의 다양한 서비스를 네티즌들에게 제공함은 물론 많은 기업들에게는 효율적인 온라인 마케팅 채널을 서비스하고 있다.

<송병식 제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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