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의 해 정해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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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년 새해가 밝았다. 섣달그믐 날, 밤잠을 자면 눈썹이 하얘진다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되새기면서 밤을 꼬박 새웠던, 그리고 날이 밝으면 설을 맞이할 생각에 마냥 신나기만 했던 유년시절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언제나 이맘때면 지난 한 해를 뒤돌아보면서 자신에게 일어났던 좋은 일, 나쁜 일을 뒤로하고 새로운 다짐을 하는 것과 그리고 마치 새롭게 태어난 것처럼 새 삶을 꿈꿔보는 것은 유년시절이나 어른이 된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에는 양력과 음력이 있는데 음력의 1달은 달의 모양 변화로 아는 공전 주기를 기초로 해 정해진다. 그래서 음력에서는 3년에 한 달, 또는 8년에 석 달의 윤달을 넣었다. 만약에 윤달을 넣지 않으면 17년 후에는 5, 6월에 눈이 내리고 12월에는 더위를 맞게 돼, 달력의 의미가 상실되기 때문이라 한다.

금년 돼지해는 여느 때와는 의미가 다른 것 같다. 중국에서 꾸며낸 얘기라지만 600년 만에 돌아온다는 황금돼지의 해여서 그렇다. 또한 이때 아기가 태어나면 복이 많고 장수한다는 얘기 때문이다.

황금돼지의 해가 아니더라도 ‘띠 이야기’ 설명에 따르면 12지의 마지막 동물인 돼지는 다산과 다복의 상징이라고 돼 있다. 또한 돼지와 관련된 민속자료들을 보면 하늘에 제사지내기 위한 신성한 제물(祭物)이었으며, 고구려 때는 하늘에 제물로 바치는 돼지를 ‘교시(校豕)’라 해서 특별 관리를 둬 길렀고 조선시대에도 멧돼지를 납향(臘享)의 제물로 썼다고 한다.

오늘날 고사를 지낼 때도 상 한가운데 돼지머리를 놓고 절을 올린 후 돼지의 입에 지폐를 물리는 행위를 볼 수 있는데 부를 얻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처럼 민속에서는 재산이나 복의 근원이며 집안의 수호신이라는 관념이 지배적이다. 또 돼지꿈은 길몽으로 해석됐다.

정해년, 돼지의 해를 맞이해 우리 모두에게 다산과 다복이 이뤄지기를 기원해 본다.

<현태용 제주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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