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천 피난선 '해상호' 철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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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22억 들여 건립…中 관광객 외면속 시설 노후화
   

중화권 관광객 유치를 위해 복원됐지만 되레 중국관광객들에게 외면받으며 제역할을 하지 못했던 산지천 중국피난선 ‘해상호’가 결국 철거될 전망이다.

 

제주시는 1일 “시설 노후로 인한 누수가 심각하고 2차적인 누전 등 안전위험 요소가 있어 오늘부터 중국피난선 관람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며 “또 해상호는 시설물 부식 등으로 인한 훼손이 심각해 계속 존치하기에도 어려움이 있는 만큼 철거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상호는 2002년 제주상권의 중심지였던 산지천을 복원하면서 시민들에게는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중화권 관광객들에게는 그들의 현대사를 보여주기 위해 총사업비 22억원이 투입돼 건립됐다.

 

이 피난선은 중국이 정치적으로 혼란스럽던 1950년 당시 난민들이 인천과 완도를 거쳐 제주 산지천까지 타고 온 70t급 범선의 80% 규모로 복원돼 중국 피난민들이 산지천에 정박하게 된 경로와 그들이 꽈배기 등을 판매하면서 지내던 생활상을 재현하고 있다.

 

그러나 해상호는 제주시의 당초 취지와 달리 중국 관광객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준다는 여론이 형성되는 등 연간 관광객 수 역시 2000명을 넘지 않으며 애물딴지로 전락했다.

 

최근에는 노후화에 따른 시설물의 훼손이 가속화되고 오염과 악취 등으로 인한 관람 환경도 열악해졌다.

 

이미 해상호의 갑판은 오래되고 낡아서 군데 군데 구멍이 나 있고 피난 당시 모습이 재현된 내부 전시실 천장 일부는 골조만 남아 언제 무너질 지 모를 위험마저 주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시는 이렇게 해상호의 내부 시설물의 훼손, 오염 문제가 방수 등의 임시조치로는 해소되기 어렵고 전면적으로 내부 수리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철거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해상호가 위치한 산지천 하류는 제주특별자치도의 탐라문화광장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산포광장이 조성될 장소로 철거 이유를 찾기 위한 명분이라는 해석도 있다.

 

결국 22억원의 복원비와 연중 관람 체제를 위한 인건비 등 12년간 혈세 30억원이 족히 들어간 해상호는‘안 되면 그만’이라는 행정 편의적 시정이라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이와 관련 제주시 관계자는 “해상호 시설 훼손 문제는 최근 4년 전부터 나타났지만 탐라문화광장 조성사업으로 철거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보수작업이 지연돼 더 심각해졌다”면서 “중국피난선 관람 운영 중단에 대해서는 시민들의 이해를 당부 드리며 여행업체 등에 홍보해 관광 여정에 포함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의 제주시 문화예술과 728-2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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