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충전과 오줌의 내면세계
스마트폰 충전과 오줌의 내면세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부 교수

앞으로는 인간의 소변이 다방면으로 이용될 것 같다. 사람의 소변을 연료로 전기를 생성시키는 기술이 선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방전되면 화장실로 향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영국의 한 대학 연구진이 소변을 연료로 하는 미생물 연료전지를 개발한 것이다.


장기간 우주여행을 할 때 소변을 재활용해 식수와 전기를 동시에 얻는 기술도 개발되었다. 화성 탐사처럼 몇 년씩 걸리는 장거리 우주여행에도 소변이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다.


장래에는 하찮은 존재로 치부되던 오줌이 주요한 자리를 차지할 것 같다.또한 이와 마찬가지로 쇠똥도 에너지원으로서 대접을 받을 것이다. 이처럼 과학자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물질이 우리의 삶 속에 호흡하고 있다.


물론 옛날부터 오줌은 인간의 생활 현장에 배회하고 있었다. 건강한 사람의 오줌에는 세균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 형성과정이 혈액에서 삼투압으로 걸러져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상을 입었을 때 가까운 곳에 깨끗한 물이 없으면 오줌으로 닦을 수도 있었다. 실제적으로 중세 유럽에서는 상처를 오줌으로 처리한 경우도 알려져 있다.


로마시대에는 빨래비누 대신 오줌을 이용한 적도 있다. 노예들의 오줌에 다양한 향료와 식물을 첨가한 후에 더러운 옷을 넣고 발로 밟아 세탁했다. 그 밖에도 낙타 오줌은 사막 유목민들에게 귀중한 샴푸 대용으로 취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줌의 생성은 신체 내 무기염류와 물 등 여러 가지 물질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어 과다한 칼슘은 오줌을 통해서 배출된다. 또한 오줌은 체내 축적될 경우 신체에 해로운 요소와 암모니아를 배출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에탄올, 인공 감미료 등 다양한 물질 역시 오줌을 통해 신체 밖으로 제거된다. 물론 오줌은 신체의 적정한 수분량을 조절‧유지시키는 기작의 결과이다. 이런 오줌은 이용 가치가 없을 것 같지만, 이의 성분을 추출하여 혈전증의 특효약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축산단지에서 배출되는 쇠똥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기술도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다. 연소를 돕고 원가를 줄이기 위해 말린 쇠똥을 첨가하면 연소 효율이 30% 정도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각도로 오줌, 쇠똥 등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원자번호 15번인 원소, 인(P)도 오줌에서 탄생했다. 인은 1669년에 사람 소변에서 흰인(백린) 원소상태로 처음 분리되었다. 이것이 공기와 접촉하면 약한 빛을 발했기 때문에 그리스 신화에서 샛별(금성)을 일컫는 ‘빛을 가져오는 것’이라는 뜻의 ‘포스포러스(phosphorus)’로 명명되었다.


현재는 인과 인산을 비롯한 인 화합물들을 모두 인광석에서 얻는다. 원소 상태의 인은 성냥, 인청동, 강철 등의 제조에 사용되며, 인 화합물은 비료, 완충제, 세제 첨가물, 살충제, 식품 첨가제 등으로 사용된다.


인은 생명체에 필수적인 원소이며, 우리의 생활공간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인은 동물의 뼈와 이빨, 세포막을 이루는 인지질, DNA, RNA 등의 구성 원소이다. 토양에 인이 부족하면 식물들이 성장과 번식을 할 수 없다.


탄소처럼 이 인도 다양한 얼굴 모습을 지니고 있다. 인은 흰인, 붉은인, 보라인, 검은인 등 상이한 얼굴 모습을 표현한다. 이들 중에 특히 흰인은 상당히 흥분된 상태에서 격한 모습을 하고 있어 함부로 접근하면 인체에 심한 상처를 받게 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