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적이지 못한 모범음식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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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모범 음식점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무궁화 간판을 달고 있다. 이는 식당 안팎 환경에서부터 종사자와 주방시설 위생 및 원재료 보관상태, 좋은 식단 이행 여부, 화장실 청결상태 등에 이르기까지 쾌적한 음식문화제공 업소임을 스스로 다짐하고 행정당국이 이를 인증한다는 의미다. 도민 고객과 관광객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곳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국제자유도시 제주관광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하는바 크다고 볼 수 있다.

당국이 현지 조사 및 심의 후, 선정된 업소에 대해 상수도 사용료 감면(5~20%), 쓰레기봉투 지원, 인터넷 홍보, 식품진흥기금 저리융자 우선 알선 등 다양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하는 까닭은 바로 이런 효과에서다. 그러나 실상은 ‘무늬만’ 모범음식점들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그 행태도 고질화되는 추세여서 문제가 간단치 않다.

제주시가 올해 기존 487곳과 신규 159곳 등 모범음식점 신청업소 646곳을 심의한 결과, 26.5%(171곳)가 기준미달로 탈락했다.

특히 이 가운데는 기존 업소가 무려 26%(127곳)나 퇴출됐다. 10곳 중 3곳 가까이다. 탈락 이유를 보니 장소 이전이나 지위 승계도 있지만 시설기준 미비, 행정처분 진행, 민원 발생 등 가지가지여서 업소 스스로의 모범 다짐을 어긴 셈이다. 배신감이 솟아오른다. 식단문화 개선과 위생문화수준 향상이라는 모범음식점 지정 취지가 실종된 것이다.

2005년에도 9곳 가운데 1곳이 퇴출됐다. 결국 도민 고객과 관광객들만 계속 속고 있다는 얘기와 진배없다. 정직한 업소들에게도 선의의 피해다.

결국 세계적 휴양관광지 이미지에 이만저만한 타격이 아니다.

그렇다고 사이비 무궁화 간판을 내리는 것만으로 문제가 원천 해소될 수 없다. 한번 지정이 되면 영원히 모범업소라는 인증을 달 수 있다는 부도덕한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관건은 업소들의 안일한 기득권 의식을 확 깨는 길이다. 현행 모범음식점 관리 감독 체계를 전면 뜯어 고쳐야할 시점이다. 따라서 불시에 현지 조사를 강화하되, 차제에 이를 비영리 단체나 시민사회단체에 맡기는 방안을 당국은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모범음식점 간판도 못 믿는 사회, 당국이 말끝마다 내뱉는 선진관광 제주가 공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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