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제주한란전시관 개관...'반쪽 개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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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란자생지 보안시설 못가춰 내년 하반기 일반에 개방
   
▲ 서귀포시 상효동에 들어선 제주한란전시관과 한란 모조품을 설치한 내부 전시실 전경. 전시관과 연결된 한란자생지는 보안시설을 갖추고 내년 하반기에 일반에 개방된다.
제주한란전시관이 다음 달 중순 문을 열지만 관람의 백미인 한란자생지는 제한적으로 공개될 예정이어서 ‘반쪽짜리 개관’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총사업비 40억원을 들여 서귀포시 상효동에 신축한 한란전시관은 지상 1층·지하 2층에 연면적 1534㎡ 규모로 지난해 1월 완공됐다.

전시실에는 땅 속 1.5m까지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운 11종의 한란이 전시됐지만 전부다 모조품이다. 시청각실에선 한란의 개화과정을 초고속 카메라로 찍은 영상물이 제공될 예정이다.

전시실이 지하에 위치해 살아있는 한란을 장기간 공개할 수 없어 모조품으로 대신했다.

문제는 전시관이 ‘돈내코 한란자생지’와 연결됐지만 보안시설 미비로 자연에서 자라는 4000여 촉의 한란을 일반에 공개하기 어려운데 있다.

제주한란은 1967년 단일 식물로는 처음으로 천연기념물(191호)로 지정됐고, 돈내코 한란자생지(38만㎡) 역시 2002년 천연기념물(432호)로 지정됐다.

그런데 무분별한 불법 채취와 남획으로 1999년 자생지에는 한란이 50여 촉 밖에 남지 않았다.

서귀포시는 자생지 주변에 3m 높이의 철책과 CCTV, 무인경비시스템 등 3중 보안장치를 설치하고, 보호활동을 벌인 결과 2001년부터 한란이 하나둘 번식해 지금은 4000여 촉에 달하고 있다.

난전시회에서 우수 출품작 1촉은 5000만원이 넘는데 자연산 제주한란은 애호가들 사이에서 “부르는 게 값”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더구나 2004년 멸종위기 1급 야생식물로 지정돼 도외 반출은 물론 거래가 금지됐다.

이처럼 한란이 값을 매기기 어려운 귀한 식물로 인정받으면서 서귀포시는 전시관을 개관한 후에도 한란자생지는 특정기간을 정해 데크가 설치된 일정 구역만 관람을 허용하는 등 방문을 통제하기로 했다.

자생지에 대한 전면 개방은 보안시설을 완벽히 갖춘 내년 하반기에 가능할 예정이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방문객들의 손이 한란에 닿지 않도록 유리벽 등 보안시설을 설치하는 데 1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도난 예방을 위한 보안시설 설치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란전시관은 지난해 1월 완공됐지만 제주특별자치도가 서귀포시로 업무를 이관하는 과정에서 인력 및 운영비 지원에 난색을 표명, 1년이 넘도록 개관을 못해왔다.

서귀포시는 최근 식물학예사 1명과 공무원 3명 등 직원 4명을 배치, 다음 달 중순 문을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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