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해외여행 과소비할 때인가
지금 해외여행 과소비할 때인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제주세관에 따르면 올 1분기동안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해외여행자는 6만 4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만 6000여명에 비해 14% 늘었다. 일반적으로 해외여행은 개방시대에 안목을 높이고 세계적인 질서를 익히는 데 도움을 주는 측면이 강하다. 글로벌 경쟁시대를 이겨내는 교육적 의미 또한 적지 않다.

그런 점에서 해외여행은 권장하기도 한다. 따라서 도민들의 해외여행이 느는 것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그러나 해외여행을 하면서 고가 외제품을 마구 구입하는 등 씀씀이가 헤프다면 결코 가벼이 넘길 문제가 아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사정을 감안하면 개탄스러운 일이다. 부익부 빈익빈이란 사회 양극화 해소에 암적인 현상이고, 잠잠하던 과소비 풍조에도 불을 지피는 격이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올 들어 지난 3월까지 도민 해외여행자들이 반입한 물품 가운데 면세범위를 초과해 제주세관에 유치된 건수가 120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91건보다 32%나 늘었다. 특히 명품 핸드백은 지난해 16건에서 37건, 고급시계는 6건에서 18건, 위스키·꼬냑 등 양주는 13건에서 43건으로 폭증하는 등 고가품 반입이 두드러지게 많았다. 심지어 고추와 참기름 등 농산물 유치 건수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착잡한 심정이다. 지금이 어떤 상황인가.

거리 상가마다 휴. 폐점이 즐비하고 청년들은 취직난으로 피를 말리는 등 도민사회에는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신음이 깊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제주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는 거대 복병들도 들이 닥치고 있다. 무엇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우리의 생명산업인 제주감귤과 1차 산업은 그야말로 풍전등화(風前燈火)에 처해 있다. 도민들의 고통이 곳곳에 배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가진 자들이 해외에서 흥청망청 써대고 있으니 개탄스럽다는 표현이 오히려 점잖을 정도다.

지금은 모두가 서로를 보듬고 허리띠를 졸라매야할 때다. 개방의 엄청난 파고에 생존을 걸고 싸워야하는 마당이다.

그만큼 우리의 처지에 맞게 절제되고 분별 있는 해외여행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