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 스트라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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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서 최전방 공격수의 뒤를 받치는 포지션을 ‘섀도 스트라이커(shadow striker)’라고 한다.

섀도 스트라이커는 최전방 공격수보다 약간 뒤처져 있지만 화려하고 현란한 볼 컨트롤과 드리블을 바탕으로 공격의 흐름을 주도해야 하는 공격의 또 다른 축이다. 영국 프로축구 명문 아스날의 데니스 베르캄프는 섀도 스트라이커의 대명사로, 축구는 기술과 머리로 하는 게임을 입증한 선수중 하나다.

뛰어난 득점력 뿐만아니라 폭넓은 시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발군의 감각으로 찔러주는 어시스트는 탄성이 절로 자아내게 한다.

그래서 새도 스트라이커는 비록 전면에 나서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경기의 분위기와 흐름을 주도해 나간다.

이런 점 때문에 현대 축구에서 감독들은 섀도 스트라이커 역할을 수행할 선수 배정을 놓고 매경기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사회가 변화하다보니 지도자의 리더십 못지않게 축구의 섀도 스트라이커 포지션과 유사한 조정자와 중재자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사회가 다양한 계층과 집단으로 구성되고 이해관계가 한결같지 않은 만큼 갈등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현대사회는 직접적인 개입보다는 막후에서 균형을 잡아줄 중재자, 조정자의 역할 증대 당위성이 제기되지 않나 싶다. 과거에는 갈등을 은폐하고, 나아가 터져나온 갈등도 공권력으로 해결되곤 했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사회에도 크고 작은 집단민원이 사회갈등으로 이어질 정도로 시끌벅적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중립적인 위치에서 찬반 양쪽 주장을 듣고 타협을 이끌어내려고 하는 힘있는 조정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협상문화가 취약한데다 제주특별자치도가 갈등의 조정자가 아니라 당사자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다 그동안 적(敵)이 없어 중재에 나설 있었던 상당수 원로와 집단들도 지방선거 등 정치에 개입되면서 도민들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점도 한 요인이다. 갈등은 곰팡이처럼 음지에서 빠르게 자라는 속성이 있으므로, 비록 소수의 반대라도 발생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키우지 못하게 만드는 게 중요한데 말이다.

과연 제주사회에는 집단민원, 갈등을 해결할 유능한 섀도 스트라이커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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