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구급차를 탄 중국인과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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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철. 남원119센터 의무소방원
지난 여름, 동홍119센터 구급대로부터 중국인 환자가 있으니 전화로 통역을 부탁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병원까지 이송하는 40여 분간 119 구급대원분과 환자의 따님이었던 40대 중국인 여성 사이에서 삼자통화로 통역을 하게 됐다. 환자는 뇌출혈이 의심되는 상황이었고 극도로 불안해했던 보호자는 병원에 가면 통역이 되는지, 여행 가이드를 구해줄 수 있는지 등의 문의를 했다. 직접 도와 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었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나는 의무소방원이다. 2001년 서울 홍제동에서 발생한 주택화재로 여섯 명의 소방관들이 순직했고, 그 사고를 계기로 소방 조직의 고질적인 인력부족난을 해소하기 위해 현역 군 인력을 활용, 의무소방대가 창설됐다. 현재 제주도에는 50여 명의 의무소방원이 복무 중에 있다.

필자는 휴가 기간 중에 중국에 갔다가 제주도에서 통역을 해드렸던 분을 중국 상하이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타국에서 뜻밖의 상황에 당황했는데, 도와줘서 정말 고맙다는 말을 10번도 넘게 들었다. 2004년 중국에 처음 간 후 다양한 중국인들을 보아 왔다. 얼핏 보기에는 그저 시끄럽기만 할 수도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호의를 잘 베풀고, 고마워할 줄 알고, 친구로 사귀기 편한 민족 역시 그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요즘 중국의 도로를 질주하는 승용차 10대 중 4대는 아우디, BMW, 벤츠이다. 돈 번 중국인들이 세계로 나가고 있다. 제도적으로 다듬어야 할 부분도 많겠지만, 세계적인 그 거대한 흐름을 막을 수도 바꿀 수도 없다. 그 흐름은 지금 중국을 이해하고, 중국어를 배우는 분들에겐 기회가 될 것이고, 그렇지 않는 분들에게는 수년 후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다. 중국, 모두에게 기회가 돼 제주도 전체가 조화로운 발전을 이어나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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