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도 輕車 타는 사람 무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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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엔 경차(輕車)를 타는 사람을 무시하는 풍조가 있다고 한다.

도로에서는 물론 음식점이나 호텔, 골프장, 심지어 차량정비 업소에서조차 사람대접을 못 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보도에 따르면 공공기관마저 경차를 타는 사람을 무시한다니 답답하고 한심하다.

정부가 ‘공공기관 에너지 이용 합리화 추진지침’을 통해 공공기관 청사 주차장에 경차전용 주차구역을 전체 주차구역의 5%이상 설치하도록 했으나 제주시청이나 서귀포시청은 콧방귀를 뀌고 있다고 한다.

제주시청과 서귀포시청은 각각 141면과 235면의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으나 주차구역 바닥면에 ‘경차’라고 표시하도록 한 경차주차구역은 단 1개면도 설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가 경차우대 시책을 펴는 것은 고유가 시대에 경쟁력도 높이고 환경오염도 줄이고 교통문제를 해결하려는 취지다.

그런데도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있으니 도민세금으로 큰 차만 사서 타고 다녀서 경차는 눈에 보이지 않는 때문인가?

제주지역에서는 중·대형 승용차가 잘 팔린다고 한다.

자동차를 생활필수품이 아닌 신분과시용 사치품으로 여기는 의식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내실보다는 겉치레를 중시하는 물질만능 풍조와 시민사회의 미성숙을 드러내는 것이다.

똑같은 돈을 쓰는데도 고급 승용차를 타야 대접을 받는 것이 우리사회의 일그러진 현주소다.

유럽의 경우 국가 원수급들조차 개인차는 경차를 쓰는 절제된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경차 이용은 국가경제 전체적으로 큰 이득이다. 달러를 쏟아 붓다시피 하는 에너지소비와 도로확장이나 주차장 확보를 위한 사회 간접자본 투자도 절감할 수 있다.

관계전문가들은 경차 이용률을 높이려면 실질적인 혜택의 폭을 더욱 넓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시청과 서귀포시청은 경차전용 주차구역을 설치하라는 정부의 지침은 알고 있지만 필요성이 없다는 판단을 했으며, 앞으로도 설치계획이 없다고 한다.

이러고도 도민세금으로 봉급을 꼬박꼬박 받아가고 있으니 ‘철밥통’도 이런 대단한 ‘철밥통’이 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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