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77세 할머니가 인도 턱에 걸려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가족들은 엉덩이가 불편하다는 할머니의 말에 “단순히 근육이 놀랐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이후 할머니는 계속 누워 생활을 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엉덩이 통증은 심해졌다. 대소변을 보는 것은 물론 식사를 하려고 앉아있는 것은 더욱 불편했다. 아들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은 할머니는 정밀검사를 받았고 그 결과 ‘엉덩이 관절 허벅지뼈 경부골절’로 진단받았다.
엉덩이관절(고관절)은 허벅지 뼈와 골반 뼈가 만나 생기는 관절이다. 허벅지 뼈는 대퇴골이라고 하며 대퇴골두(머리)는 엉덩이 관절주머니 안에 들어 있다. 이 부위는 혈액순환을 다른 곳으로는 받지 않고 잘록한 경부로부터 혈액을 공급 받는 특수한 구조를 띠고 있다. 대퇴 경부 골절이 생기면 골두 쪽으로 가는 혈관에 손상이 생겨서 뼈가 잘 붙지 않고 심한경우 대퇴골두로 혈액 공급이 부족해 괴사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노인의 경우 이곳에 골절이 생기면 움직일 때마다 지속적으로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체위 변경이 쉽지 않다. 통증이 지속되다 보니 누워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고 겉으로는 몸무게에 눌려 꼬리뼈 부근이 피부가 검게 변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문제는 뼈가 보이는 욕창, 혈액 순환장애로 인한 뇌졸중, 심장마비, 폐색전증 같은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간이 지나 뼈가 붙기를 기대해 보지만 구조적 특성상 가능성은 희박하다. 누워서 식사를 하다보면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 폐렴이 생길 수 있으며 전신적인 병이 되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치료가 늦어진다면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노인들은 하루라도 빨리 앉히고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걷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노인성 대퇴 경부 골절의 경우는 ‘인공 관절 치환술’을 권유한다. 수술 후 바로 앉을 수 있고 몸에 달린 핏줄을 제거하면 보조기를 이용해 가까운 거리를 걸을 수 있기 때문에다. 하지만 환자의 몸 상태와 심폐기능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며 환자 개개인의 대퇴골 영상, 골다공증 유무를 정확히 판단한 뒤 수술이 이루어져야 한다.
노인성 골절은 젊은 사람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현재의 상태를 파악하고 빠른 회복이 되는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