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을 타고 마음껏 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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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부 교수>

거품의 매력은 미학적 호소력 때문에 더욱 증대된다. 방울들의 덧없는 아름다움 때문에 과학이 예술을 잉태하는 것 같다. 거품은 과거·현재·미래 과학의 연결 고리 역할과 새로운 지평선을 개척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고체와 액체 거품은 고유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강하면서 가벼운 물성을 지닌 것도 있다. 거품의 비밀을 이용하면 물질을 단단하게 혹은 부드럽게 만들 수 있다. 어떤 것은 열, 냉기, 소리를 차단한다.

 

이들 방울의 크기는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다. 이 거품 주머니는 거대한 저장 공간을 자랑하며 일상생활과 산업현장, 그리고 자연에서 매력 덩어리로 작용한다.

 

이들의 내부 빈 공간의 기하구조도 흥미롭다. 서로 분리된 폐쇄형 기공 구조와 개개의 기공들이 서로 연결된 개방형 구조 등이 있다. 그들은 나름대로 멋과 장점을 소유하고 있다. 이것을 과학자들은 응용한다.
과학자들에 의해 거품과 관련한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호프집과 커피집 종업원도 거품의 존재 가치를 인식해야 된다. 커피와 달리 맥주 거품이 맥주가 튀는 것을 막아준다. 그래서 호프집 종업원은 생맥주가 가득 담긴 잔을 들고 빠른 걸음으로 이동해도 별문제가 없다.

 

흔들리는 탁자 위에 기네스(Guinness) 맥주, 하이네켄(Heineken) 맥주, 그리고 커피가 담긴 용기를 올려놓고 기기로 관찰했다. 거품이 많은 기네스 맥주는 문제가 없었다. 이 보다 거품이 적은 하이네켄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물론 커피 용기에서는 밖으로 내용물이 계속 튀었다.

 

한 연구진은 이런 결과는 거품이 액체의 운동에너지를 흡수하기 때문이라고 표현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처럼 거품의 역할이 중요함을 알고 접근해야 한다. 과학에서 거품의 거동은 거품 접촉면의 마찰 정도, 용기 재질과 청결도, 용액 온도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부석, 해면, 코르크 등은 유용한 고체 거품을 품고 있다. 과학자들은 유용한 성질을 지닌 다양한 인공 고체 거품을 만들 수 있다. 과학자들의 손길에 의해 제조된 발포 플라스틱(foamed plastic, cellular plastic, expanded plastic)의 위력은 대단하다.

 

이것은 보통 플라스틱을 이용해 제조한다. 플라스틱이 액체인 동안 공기나 여타 기체를 첨가해 만든다. 이 상태가 굳으면서 기공들이 갇혀 고체 거품을 형성한다.

 

어떤 경우에는 플라스틱을 이루는 기본 단위, 단량체를 휘저어 제조한다. 이것은 크림을 저어 만드는 휘핑크림(whipping cream)과 마찬가지 원리이다. 물론 열을 가해 기공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기체가 수증기가 아니고 보통 질소라는 점을 제외하면 수플레(souffle; ‘부풀다’라는 뜻의 프랑스어)를 굽는 마지막 단계와 유사하다.

 

이 발포 플라스틱은 우주 왕복선의 단열재로 이용된다. 이것은 테이크아웃용 커피 컵에서도 열 차단용 등으로 쓰인다. 이처럼 거품은 재탄생을 위해 과학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으며, 인간은 거품을 타고 마음껏 날고 있다.

 

인간은 이들의 존재를 간과하고 있다. 거품의 존재를 음미하는 것은 과학적 삶의 출발점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아름다운 해수욕장에서 거품축제가 펼쳐지길 염원한다. 이것은 훌륭한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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