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론] 축제의 기본정신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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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기원을 정의하는 관련 문헌들에 따르면, 축제는 마을의 무사안녕을 기원하고, 구성원들의 단합 또는 화합을 위하여 또는 마을의 전통 문화를 보존하기 위하여 그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창출해 내는 행사를 의미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축제는 지역 구성원들이 주체가 되는 대동의 장인 것이다.

농촌 중심에서 산업화 시대로의 도약은 농촌에서 도시로의 이농 현상을 촉발시켰으며, 이에 따른 사회 구성원들의 개인주의 성향은 집단적 동질감을 요구하는 축제 참여에 대하여 이질적 행태를 보이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비록 개인주의 성향이 만연한 현대 사회일지라도 사람들은 지역 구성원으로서 애향심을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축제의 컨셉을 현대 사회에 맞게 개선하고 축제를 주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학습 또는 훈련의 기회가 체계적으로 주어진다면 지역 주민 참여형 축제는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축제도 즐겨보아야 그 맛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어느 고등학교에 유학 간 한국 학생의 고교 졸업 파티 경험담을 읽은 일이 있다.

한국에서는 파티라는 문화를 접해 본 적이 없었지만 졸업 파티라 하여 비싼 돈을 지불하여 파티 복을 빌려 입고 갔는데, 즐기는 방법을 몰라서 혼자 외톨이가 된 느낌을 가졌다는 사연이었다.

축제도 일종의 파티인 것이다. 그 파티는 아무나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집단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하여 동의하고 동질감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만이 그 진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축제가 추구하는 가치는 분명해야 되고 영속되어야 하는 것이다.

축제를 즐기는 교육은 어릴 때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아무리 남보다 나은 학교를 가기 위해 공부만 해야 하는 입시 경쟁 사회에 살고 있지만 그 학생들에게도 축제를 통해 입시에서 해방감을 맛볼 수 있는 권리는 있는 것이다.

축제는 학생들에게 지역 구성원으로서의 동질감을 확인시켜 주고 자부심을 느끼게 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학습 매개물이다.

우리의 축제는 어떤가. 말은 지역주민 참여형 축제라고 하지만 공연 및 전시 행사가 주를 이루며, 축제의 테마는 있지만 테마와 상관이 없는 연예인들 그리고 정치인들이 개막식 무대의 하이라이트가 된다.

우리는 지역 주민을 축제의 주체라고 입버릇처럼 말 하지만 그들도 결국 관광객과 함께 축제를 보러 온 관람객일 뿐이다.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순수 축제는 어느 날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축제는 과거에도 있었고, 오늘도 하고 있으며, 미래에도 축제는 열릴 것이다. 브라질의 리오 축제처럼 정열의 축제, 광란의 축제를 꿈꾼다면 제주의 문화를 현대 시각에 맞게 재해석하고 축제에 접목시키는 접근방법이 요구된다.

제주를 대표하는 민속 축제로서 탐라문화제는 농촌 중심에서 도시 중심으로의 구성원들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데서 과도기를 걷고 있지만 제주의 예술인들 그리고 축제 전문가들이 함께 고민하고 지혜를 모은다면 제주 문화의 특성을 가장 차별적으로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잠재적 요건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본다.

제주다운 지역 주민 주도형 축제는 제주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리더들의 의지에 달려있을 것이다.

제주 특별자치도 도지사 그리고 교육감이 축제의 진정한 가치를 이해하고 남녀노소 모든 도민들을 대동의 장으로 이끌어내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줄 때 제주의 진정한 축제는 시작되는 것이다.

축제는 축제로서 기본에 충실할 때 성공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상기해 보자.<신왕근 제주관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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