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영 장편소설 '누란' 창비에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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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현기영씨(62.㈔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가 신작 장편소설 ‘누란(樓欄)’으로 4년 만에 독자 곁으로 돌아온다.

계간 ‘창작과비평’ 2003년 봄호부터 150장 분량으로 실리는 ‘누란’은 작가의 30여 년간의 화두였던 ‘제주4.3’에서 벗어나 자본주의 거대 도시에서 욕망에 찌든 현대인의 세태를 다룬 작품.

실크로드 서역 남로(南路)의 중요한 중계거점으로 번영한, ‘오아시스’를 뜻하는 누란은 ‘자본주의적 대도시’를 상징하는 용어로 쓰인다.

‘누란왕국’은 6세기에 사막 속으로 사라진 중앙아시아 타림분지의 동부에 있는 유적으로, 로프노르 서북의 수도 크로라이나(Kroraina)의 중국명이다.

이 소설은 서울 대도시를 배경으로 묵시론적 상상력에 사로잡힌 주인공 ‘허무성’이 파시스트 ‘강한일’과의 관계 속에서 상품화된 자본주의의 병폐를 실랄하게 보여준다.

무한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무한한 소비, 무한한 파괴 속에서 제동 없이 질주하는 정신적.물질적 피폐는 ‘핵무기 사용도 서슴지 않겠다’며 종말론까지 생각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경박해지는 사회상을 까발린다.

200자 원고지 총 1300장 분량으로 1년 반 정도 연재되는 이번 소설은 차후 단행본으로 발간된다.

“그대로 두면 돈이 되는 제주도를 개발로 막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는 현씨는 “주체적인 삶이 되지 못한 채 욕망에 찌든 우리의 삶과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싶었다”고 창작 동기를 밝혔다.

‘변방 제주도를 한국현대문학의 중심으로 옮겨온 소설가’라는 평가 속에서 ‘지상에 숟가락 하나’(1999) 이후 내보이는 이번 신작이 역사와 인간에 대한 철학이 엷어지고 있는 한국문단에서 어떻게 자리매김될지 주목된다.

한편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작가는 197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아버지’로 등단해 만해문학상(1990), 오영수문학상(1994)을 받았으며, 그의 작품으로는 단편 ‘순이삼촌’(1979), ‘아스팔트’(1986), ‘마지막 테우리’(1994), 장편 ‘변방에 우짖는 새’(1983), ‘바람 타는 섬’(198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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