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론] 무엇이 선진국인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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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도니아의 왕인 알렉산더(BC356-BC323)가 역사상 대제국을 건설 했다 해서 서구인들은 그를 대왕이라고 부르지만 기실 그가 지배했던 지역은 현재의 그리스, 이란, 이라크, 터키, 이집트 그리고 인도북부에 불과한데, 그는 숙원이던 인도 점령 후 귀환 중 발병하여 죽고 만다. 그의 사후에 통치했던 영토는 마케도니아, 시리아, 이집트 3국으로 분열되나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문화를 융합시켜 새로운 헬레니즘문화를 이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구 문명의 근간이 되는 동·서로마제국이 식민지로 석권했던 지역은 스코틀랜드, 아일랜드와 일부 동유럽을 제외한 유럽과 아프리카 북부, 터키를 포함한 일부 중동지역을 아우른다. 아직도 로마제국의 식민지 명칭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을 보면 독일의 쾰른(colony;식민지란 뜻)과 영국의 런던(Londonium; 당시의 라틴 명칭)이 있다. 로마는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며 속주 국가에 도로를 닦고 수도를 공급하며 교류를 활성화했다.

13세기말 몽골제국이 점령한 지역을 살펴보면 러시아지역, 중앙아시아지역, 아랍을 제외한 중동지역, 한국을 포함한 중국전역, 향후에는 유럽까지 진격하여 유럽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는데 이로 인해 황화론(黃禍論:yellow peril;황인종이 서양문명을 압도한다는 백인종이 갖는 공포심)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16세기초-18세기중반 인도의 넓은 지역을 통치했던 이슬람왕조인 무굴(아랍어로 ‘몽골’이라는 뜻)제국은 투르크-몽골족의 왕 바부르가 자신의 조상 티무르가 못다 이룬 꿈을 인도에 실현한 것이다. 무굴왕조는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를 융합하여 통일인도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이어 악바르 대제는 북인도의 전 지역과 데칸, 벵골만, 아라비아해에 이르는 지역을 정복, 50년간 무굴왕조를 대제국의 반열로 끌어올리고 17세기에 번영의 절정에 이르나 19세기 중엽 황제들의 방탕은 영국에 의해 멸망에 이른다.

인류사에 그 어느 나라도 몽골제국처럼 수많은 민족과 드넓은 땅을 지배한 유래가 없었다. 이 제국은 세계를 하나로 통합했고 종교와 이념으로 닫혀있던 인류간의 교류를 활짝 열었다. 세계를 파괴한 몽골제국, 그러나 역설적으로 세계의 문화촉진을 가속화한 것도 몽골제국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지금, 200년간 세계의 주역이요 근100년 동안 모든 면에서 세계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미국은 진정으로 각국으로부터 존경받는 선진국인가.

미국의 9.11사태 후 알카에다의 빈 라덴 잡는다고 아프가니스탄 산악지역 폭격하고는 생화학무기 등 살상무기 수색한다고 이라크 침공하더니 무기는 찾아내지 못하고 후세인을 재판에 회부, 처형하고는 계속 주둔하고 있다. 진짜 목적은 이라크의 방대한 유전을 러시아보다 선점하기 위함인 것임은 알 사람은 다 아는 얘기 아닌가. 그 덩치 큰 나라가 오만하며 자국이익만 앞세우면 어느 나라가 존경하고 따르겠는가.

얼마 전 친지가 미국 비자신청 시에 겪은 불쾌한 감정을 토로했다. 89년도 여름에 사이판에 관광 가서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된 적이 있는데 영사와 인터뷰 시에 그 사실이 컴퓨터에 뜨자 85불을 내고 좌우 손의 지문을 찍도록 하고는 당시 경찰보고서와 법원판결문을 추후 제출토록 요구했다. 오래된 일이라 불가하다하니 그러면 경찰서에서 무전과조회서를 팩스로 전송 요청하기에, 조치를 취한 뒤 끝난 줄 알았으나, 영사과 조사담당이 애당초 요구했던 보충서류 없으면 서류 수속이 불가하다는 연락이 왔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전산망을 확보한 대사관이 할 일을 주재국 국민에게 해오라는 오만함도 불쾌하거니와 그러려면 비자신청비 100불외에 85불을 추가로 받는 의미가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기실 미국정부가 한국이 가장 가까운 우방이라고 생각한다면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비자 면제 조치를 빨리 했어야했다. 그리고 친지 말대로 9.11테러와 음주운전과 무슨 관련이 있다는 말인가.

진정한 리더는 현명하고 서로 돕는 친구가 많아야 함을 그네들은 아는 걸까 모르는 걸까. 사소한 일로 지식층을 반미로 돌아서게 만들면 그네들의 국익에 도움이 되겠는가. 필자 역시 그들의 답답한 처사가 한심하기만 하다.

<서봉성 제주산업정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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