奸臣(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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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을 보고 말이라고 우기는 간신(奸臣)’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브리핑룸 통폐합과 취재 통제를 주도한 정부 관계자를 지칭한 말이다. ‘윗사람을 농락하고 권세를 함부로 부리는 것’을 뜻하는 사자성어 지록위마(指鹿爲馬)에서 인용했다.

이에앞서 정청래 의원이 남북열차 시험운행 초청자 명단에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배제된 데 대해 “청와대의 밴댕이 소갈머리 같은 옹졸한 행위”라며 대통령 측근 비서그룹 간신들이 문제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때아닌 ‘간신’ 공방이다. 사초에 보면 간신은 역사 속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나라가 멸망할 시점에 항상 등장해 왔다.

권력에 따라 이리저리 충성의 대상이 바뀌고, 권세가 앞에서 굽신거리다 그 뒤에서 비수를 꽂고, 약자 앞에서는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이 간신의 정의라 할 수 있다.

▲우리 역사에서도 항상 간신들이 득세해왔다. 김용, 신돈, 이자겸, 남곤, 윤원형, 유자광, 임사홍, 이완용 등이 대표적 간신.

이들중 임사홍은 세조~연산군대에 권세를 휘두르다 중종반정때 반정군에게 주살당한 인물로 아버지 임원준과 아들까지 3대가 함께 정사를 어지럽혔다. 파당을 만들고 갑자사화를 일으켜 권력핵심부에 진입했는데 온 조정이 그를 승냥이나 호랑이처럼 두려워했다고 한다.

친러파로 아관파천을 주도했지만 이후 일본에 붙어 을사조약, 한일합병의 주역인 이완용은 일제강점기에 친일행각을 일삼았다. 하지만 그도 친일파 이전에 친청파, 친미파, 친러파로 밥 먹듯 자신의 노선을 바꿨다.

▲그러나 간사한 신하 뒤에는 용렬한 임금이 있기 마련이다. 때문에 충신을 곁에 두고 간신을 멀리하는 것도 임금의 치세라 했다.

현대에 와서도 마찬가지다. 집권자에 기생해 권력을 휘두르고, 윗사람에게 아부하고, 불어오는 바람에 따라 당적을 바꾸는 철새 정치인 등 새로운 간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다산 정약용이 ‘목민심서’에서 이르기를, “흉악하기 그지없는 간신은 모름지기 관청 밖에다 비석을 세우고 이름을 새겨서 다시는 영구히 복직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새겨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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